사순 제 4주간 목요일(나해)
한 유치원 영어 시간에 선생님이 어린이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공기는 영어로 air입니다. 그럼 물은 영어로 몰까요?”
그러자 한 아이가 기세 좋게 손을 들더니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물은 셀프입니다.”
물이 영어로 ‘셀프’가 맞을까요? 당연히 맞지 않지요.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이 어린이에게 물은 셀프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는 자기의 뜻을 절대로 굽히지 않습니다.
“선생님, 어제도 엄마랑 동네 분식집에 갔었는데 분명히 쓰여 있었어요. ‘물은 셀프’라고 말이에요.”
아이가 글을 잘못 읽은 것은 분명히 아닙니다. 단지 아이가 받아들인 뜻이 잘못된 것이지요. 그런데 사실 이 모습을 우리들의 모습에서 종종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도 내 눈으로 직접 보았기 때문에 분명히 옳다고 주장할 때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분식집에 분명하게 적혀있지만 물이 영어로 셀프가 아니듯이, 내가 직접 본 것이 틀린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긴 이런 말도 있지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일생에 딱 책 한 권 읽은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왜냐하면 독선으로 인해 그 어떤 사람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독선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독선이 내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거부하는 모습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도 이러한 독선에 의해서 박해를 당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솔직히 당시 유다인들의 신심을 누가 따라갈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들은 하느님께 대한 신심이 깊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함으로 인해 지독한 독선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설명을 하시고, 당신과 하느님 아버지의 관계에 대해 드러내셨던 것입니다. 우리 안에도 이러한 독선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내 기준에서 벗어나면 무조건 반대하고 보는 어리석은 모습을 자주 취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러한 독선이 주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을 받지 못하게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주님으로부터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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