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대왕의 일화가 하나 생각납니다. 친한 친구로부터 훈련이 아주 잘되었다는 사냥개 두 마리를 받았습니다. 사냥을 즐기던 알렉산더 대왕은 너무나 기뻐했지요. 곧바로 이 두 마리의 사냥개를 데리고서 토끼사냥을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 사냥개들은 사냥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입니다. 토끼가 지나가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지요. 알렉산더 대왕은 화가 났습니다. 친한 친구가 자신에게 장난을 쳤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사냥에 돌아온 뒤에 그 친구를 불러서 호통을 쳤습니다.
“토끼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아무런 필요도 없는 개를 나한테 왜 선물한 것인가? 그대는 내가 우습게 보이는가?”
친구는 알렉산더 대왕의 말을 듣고는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그 사냥개들은 토끼를 잡기 위해 훈련된 개가 아닙니다. 호랑이나 사자를 사냥하기 위해 훈련받은 개입니다.”
호랑이나 사자 등의 맹수를 사냥하기 위해 훈련된 개들이 너무나 약해보이고 볼품없는 토끼에게 관심이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겠지요. 그러나 단순히 토끼 사냥을 못한다고 사냥 자체를 하지 못하는 쓸모없는 개 취급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들 역시 이런 모습을 취할 때가 많지 않았을까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보고서 그 모습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판단을 내릴 때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특히 잘못된 판단에서 나온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줄 때도 참으로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겉모습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감추어진 것을 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순간의 감정에 취하지도 않고 눈앞에 보이는 작은 것을 보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십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뜯어 먹었지요.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바리사이들은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따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별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통해 예수님과 제자들이 모두 안식일 법을 지키지 않는 아주 못된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율법의 모든 계명은 바로 자비와 사랑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이 자비와 사랑을 먼저 생각했다면, 제자들이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를 봤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모든 말씀과 행적에 집중했더라면 주님이야말로 안식일 법을 뛰어넘는 진정한 주인이심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모습만을 바라보다보니 세상에서 아주 못된 분으로 만들게 됩니다.
자비와 사랑을 먼저 바라볼 수 있는 넓은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잘못된 판단을 넘어서 주님의 뜻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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