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제19주간 목요일>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마태18,33)
예수님께서 우리의 아킬레스건(치명적인 약점)을 건드리십니다. 오늘 복음은 삶으로 정말 실천하기 힘든 용서와 자비에 대한 말씀입니다.
복음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어떤 형제자매가 나에게 죄를 지으면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도 용서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주님으로부터 자비를 입은 것처럼 나도 너에게 자비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오늘 독서는 에제키엘 예언자가 전하는 신탁이요, 예표입니다. 즉 멸망의 길을 걸어 가고 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이고, 그들의 앞날에 대한 예고입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망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망각 때문입니다. 그들은 주님께서 혹독한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준 출애굽 사건을 잊었습니다. 그리고 주님 말씀과 율법의 규정들을 잊었고, 그들의 회개를 위해 주님께서 파견한 예언자들의 말도 잊어버렸습니다. 그 망각과 반항의 결과는 죽음이요 멸망입니다.
우리는 보통 내가 받아야 할 내 것은 잘 기억하면서도, 내가 갚아야 할 남의 것은 잘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모순적인 모습은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도 존재합니다.
우리는 매일 많은 것들을 하느님으로부터 거져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은총을 종종 잊고 지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은총인 용서와 자비를 잊고 지냅니다.
많은 것을 받았으면 많은 것을 내놓아야 합니다. 내가 하느님의 큰 용서와 자비를 입었으면 나도 너에게 큰 용서와 자비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고,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하느님의 업적을 잊지 마라!'
오늘도 우리의 모습이 하느님의 업적을 잊어버리는 반항아가 되지 말고, 하느님의 업적을 잘 기억하면서 살아내는 하느님의 착한 자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병우 루카 신부♡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