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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8-20 조회수 : 279
층간 소음으로 인한 다툼이 많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제가 아는 분께서도 위층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도저히 생활하기가 힘들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낮이라면 이해를 하겠는데, 밤에까지 계속되는 소리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랍니다. 아이들이 뛰는 소리, 문을 다는 소리, 늦은 시간이나 이른 시간에 들리는 세탁기, 청소기, 운동기구 사용하는 소리 등등... 평소에는 소리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이 아파트에 오고서 직접 층간소음의 피해를 당하다보니 싸움까지 났다는 말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어느 책에서 이런 내용을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층간소음으로 인해서 참고 참다가 결국은 못 참고 위층 집의 벨을 눌렀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들 걷는 소리가 너무 커서 집이 울릴 정도입니다. 조금만 주의를 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정중히 부탁을 했답니다. 이에 돌아오는 대답은 “내가 내 집에서 걷는 것도 마음대로 못하고 그쪽 눈치 봐야 해요?”였습니다. 

이분께서는 자기네 집이니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말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말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흡연을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내 돈으로 담배를 사서 피우는 것인데 뭐 어때!”라고 말하는 것이 합당할까요? 자기 자동차라고 해서 교통질서를 어겨도 될까요? 분명히 자신의 돈으로 구입했고 그래서 자기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남에게 피해를 줘도 된다는 권리까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것’이라고 해서 남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는 등, 함부로 할 수 있는 권리까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한 부자청년이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합니까?”라고 묻습니다. 이에 주님께서는 계명의 준수를 이야기하시지요. 그러자 그는 “그런 것들은 제가 다 지켜 왔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그리고는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라고 묻자, 주님께서는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시지요. 이 말에 부자청년은 슬퍼하며 떠납니다. ‘나의 것’이라는 재물을 차마 내려놓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나의 것’이라고 생각되는 이 세상의 것들은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나의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내어놓는 사랑을 통해 영원한 생명에 더 가까이 갈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나의 것’을 그 누구도 근접하지 못하게 하려는 욕심 때문에 그는 주님을 따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혹시 ‘나의 것’을 강조하면서, 남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주님 앞에 갈 때 그 모든 것들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이 역시 사랑의 실천을 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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