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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5일 _ 김연희 마리아 수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8-25 조회수 : 328

마태오 23장 1~12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거리를 걷다보면 가게 간판이 

즐비하게 늘어 서 있습니다ㆍ

집 간판이 잘 보이게 하려고 눈에 띄는 글씨에 

색을 입히고 옆집보다 조금 더 크게 

조금 더 앞으로 돌출시켜놓고 밤에는 조명으로

 '나다! 여기요 여기' 하며 눈에 띄게 빛을 냅니다ㆍ


간판이 멋지고 눈에 끌려서 들어간 식당에서,

여기저기 메뉴에 대한 글과 사진이 

입맛을 끌어 당기기에 먹어보니 허당!

다시는 그 집을 찾지 않게 됩니다ㆍ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나는 이런 사람'

이라며 겉치장으로 표시를 내고 다녔지요ㆍ

자신들이 하느님의 말씀과 법규를 잘 알고 있는,

일명 똑똑하고 수준 높은 사람으로 특권

의식을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ㆍ

예수님께서 말 잘하고 폼만 재며, 실행이 없는

사람들을 질책하시며, 실행하는 사람이 되라고

권고하십니다ㆍ


나는 어떻습니까? 

말은 사랑한다!  도와야지! 

그러나, 실행해야할 때가 되면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합리화시키는 굼뱅이가 되지는 않습니까? 


저는 시녀입니다ㆍ말은 시녀라고 하면서

-섬김을 첫 자리에 두지 않고, 수도복에

먼지 묻을까봐 톡톡 털고 산다면?

-하느님 안에 산다고 성경쓰기, 묵상, 영적독서는

충실히 하는데, 함께 사는 사람들의 상황이나

어려움에 시간과 사랑을 내놓을 맘이 없다면?

-불편한건 싫고 자기 중심, 자기 요구에 모두가

맞춰주길 원한다면? 

밉상이겠죠?  이 모습은 바로 높은자입니다ㆍ


예수성심시녀회라는 이름은

수도회 설립자 루이데랑드 신부님이 1935년

수도회를 설립할때 고심하고 지으신 이름입니다ㆍ

프랑스 분이시면서도, 한국 사람들의 정서와

그들 삶에 가장 낮은 자가 누구인지를 파악하신

것입니다ㆍ대기하는 시녀!  몸종! 

예수님께서 가장 하찮다고 여기는 '발'을

씻어준 그 행위, 섬기는 시녀로 살라는 것입니다ㆍ


'수녀님, 수녀님이 이런 옷 입은거 처음봐요' ~^^ 


소보둥지에서 살면서 본당에서 처럼

수도복만 입고 살 수가 없습니다ㆍ

피정 전후 준비와 때때로 환경을 돌보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전지도 하고 수시로 풀도 뽑고

쓸고 닦고 하는 일이 일상이니, 땀 범벅이 되는

상황에서 티셔츠에 몸배가 딱 입니다 ~^-^ 


반성합니다ㆍ 저는 수도회 이름이 싫었습니다ㆍ

품위있고 고귀한 이름들이 널렸는데, 

촌스럽게 시녀회라니?  ᆢ 바꾸면 안되나? ᆢ

그냥 바오로딸 입회했으면 좋았을 껄!  

양성기때 갈등이 있었습니다ㆍ

주님 손안의 연장으로 뭐든 해야하는 교육을

받으면서, 거듭거듭 해오던 섬김의 훈련!


지나온 그 날들이 감사합니다ㆍ

예수님 닮은 수도자, 예수님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시간, 능력, 건강, 이 모든것이 하느님

것임을 인식하고 섬김을 위해 살아갈 때,

예수님께서 제 귓가에 속삭이실 것입니다ㆍ

'너 ~ 참 나를 많~이 닮았구나' 


- 소보둥지 김연희마리아수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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