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고민이라는 분과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묻습니다.
“끝내야 할까요?”
제게 이런 질문을 던지면 많이 난감합니다. 점쟁이도 아니고, 이 분을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닌데 어떻게 섣부르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이는 그분의 소중한 미래에 대한 것인데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 일을 끝내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먼저 물었습니다.
이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 아깝다고 합니다. 또 몇 년 동안 어떻게든 즐거움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 역시 아깝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제일 두렵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지금까지 보낸 시간에 대한 아쉬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으니 당연히 새롭게 시작하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특별한 것은 없다고 합니다. 자신과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 역시 그저 지금 일에만 벗어나면 행복할 것 같다는 것이었지요.
행복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삶에 최선을 다할 때, 목표를 향해 전진할 때, 목표에 열정을 쏟아 결과를 얻는 순간 따라오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요? 그런데 이 형제님은 그저 남들과 비교하면서 지금의 일만 아니면 행복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전해주시는 탈렌트의 비유 말씀을 묵상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 다섯 탈렌트, 두 탈렌트, 한 탈렌트를 받은 사람이 나옵니다. 이들 중에서 다섯 탈렌트와 두 탈렌트를 받은 사람이 주인님께 칭찬을 받게 되지요. 여기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많은 탈렌트를 받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몇 개를 받았든 상관없이 자신의 탈렌트를 늘렸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서 한 탈렌트를 받은 사람은 어떠했습니까? 그는 탈렌트를 땅에 묻어 두고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무서운 주인이 맡긴 한 탈렌트를 혹시라도 잃어버리지 않을까 두려워서 땅에 묻어 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주인은 그의 이 행동에 대해 화를 냈을까요? 주인이 화를 내는 것은 탈렌트의 숫자가 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내 자신이 받은 탈렌트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생각만 하고 있으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떠올리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과거에 연연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모습만으로, 또 남들과 비교하는 모습 안에서는 결코 어떤 행복도 얻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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