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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9-10 조회수 : 305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많이 이용합니다. 저 역시 새벽 묵상 글을 공유하기 위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의 친구가 되어서 함께 해주십니다. 우연히 어떤 분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가 너무 많은 친구의 숫자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분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저처럼 글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일상의 사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사진뿐인 이분의 일상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왜 방문해서 볼까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특별한 정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좋은 글을 남기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사진을 통해 “저는 이렇게 예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저 좀 봐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남의 일상을 보러온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이해하기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남의 일상을 왜 알려고 할까요? 나의 일상과 다를 수밖에 없는 남의 일상에 대해 굳이 알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 자신의 일상을 멋지게 만들기 위해 남의 일상을 보시는 분은 적습니다. 그보다는 자신과 비교를 하면서 스스로를 비참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비판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소비합니다. 이렇게 남의 일상을 알고자 하는 것은 내 자신에게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안에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니 우리들은 쓸데없는 것을 알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것을 알아야 지금 이 순간을 더욱 더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데, 쓸데없는 것을 알려고 노력하다보니 시간낭비뿐만 아니라 의미 없는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감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알려고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알려는 것이 아니라, 고발하기 위해서 즉 예수님을 제거하기 위해 알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장 중요한 것도 보지 못합니다.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는 계명보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안식일에 목숨을 구하는 예수님을 고발할 마음만 갖게 됩니다. 

율법 학자나 바리사이 같은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이 열심히 살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그들처럼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하느님의 뜻을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 해야 할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을 단죄하려는 부정적인 마음이 쓸데없는 것에만 관심을 갖게 했습니다. 그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주시는 것을 직접 목격하고서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골이 잔뜩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하느님의 뜻을 알려는 삶, 그 삶을 통해 우리는 기쁨과 행복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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