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덧셈과 뺄셈을 배우는 초등학교 1학년 꼬마아이가 문제 푸는 것을 어려워하면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러자 바로 위의 초등학교 3학년인 형이 말합니다.
“지금 힘들어하지만 덧셈 뺄셈은 아무것도 아니야. 곱셈과 나눗셈 들어가면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 아마 지금의 덧셈 뺄셈은 비할 것도 못돼. 별 것도 아닌 것을 고민하지 마.”
이미 덧셈과 뺄셈 공부를 지나간 아이에게는 지나간 공부가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되겠지요. 그러다보니 자신의 동생에게 이렇게 조언을 할 수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처음 겪는 덧셈과 뺄셈을 푸는 동생에게는 가장 어렵고 힘든 문제가 아닐까요?
사실 우리는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형과 같은 모습으로 다른 이들에게 말하곤 합니다. 즉, 지금 고통 속에서 힘들어하는 이들을 향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곤 하지요.
“살다보면 누구나 다 겪는 거야.”
“나도 잘 견뎠는데, 네가 못 견딜 이유가 어디 있어?”
“별 것도 아닌 것이니 신경 쓰지 마.”
그러나 누구에게나 고통과 시련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은 문제의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고통과 시련에 대해 인정하고 공감해주는 것에서 힘을 얻습니다. 자신도 경험을 해서 알았듯이, 그 누구도 해결해줄 수 없고 스스로 경험해서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 놓는 것은 정답을 듣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너무 힘들어서 조금만 들어달라는, 지금 힘든 나를 알아달라는 표식인 것입니다.
오늘은 수호천사 기념일입니다. 수호천사는 사람을 선으로 이끌며 악으로부터 보호하는 천사이지요. 어렵고 힘든 고통과 시련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간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보내주신 주님의 배려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이 수호천사는 날개가 달리고 하얀 옷을 입은 어떤 영적인 존재만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각자 안에 주님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주님의 힘으로 누군가의 수호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작은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라고 말씀하시지요. 그들 역시 주님의 명을 받은 수호천사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배척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수호천사와 함께 할 수 있으며, 주님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 누군가의 힘이 되어주는 수호천사의 모습으로 살아갈 때, 언제나 주님과 함께 하는 기쁨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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