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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0-09 조회수 : 318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싸움을 합니다. 그런데 누구와 싸우는 것이 가장 힘들까요? 또 누구와 가장 많이 싸우고 있을까요? 배우자, 자녀, 부모, 친구, 직장 동료? 그런데 가장 많이 싸우고 있는 대상은 바로 ‘나’입니다. 그리고 싸우는데 있어서 가장 힘든 대상 역시 바로 ‘나’입니다. 

공부를 해야 하는 나와 놀고 싶어 하는 나와 싸웁니다. 일해야 하는 나와 쉬고 싶은 나와 싸웁니다. 기도해야 하는 나와 기도하기 싫어하는 나와 싸웁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는 나와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려는 나와 싸웁니다. 사랑해야 하는 나와 미워하려는 나와 싸웁니다. 그밖에도 ‘나’라는 존재와 끊임없이 진영을 나눠서 싸우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제일 많이 싸우고 있고, 이기기가 가장 힘든 대상 역시 ‘나’라는 것이 하지 않을까요? 사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지도 않습니다. 이번에는 이겼는지 몰라도 조금만 환경이 바뀌면 다른 진영이 이깁니다.  

이 세상의 적은 ‘남’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바로 ‘나’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남’이라는 적을 만들어서 ‘누구 때문이야.’, ‘용서할 수 없어.’, ‘복수할거야.’ 등등의 말을 퍼붓고 있습니다. 

좋은 마음, 나를 더욱더 성장시킬 수 있는 마음이 계속 이겨나갈 수 있도록 늘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죄가 내 마음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경계를 설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자그마한 죄의 뿌리가 우리 삶 전체를 뒤흔들어서 주님 앞에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마르타와 마리아가 예수님을 맞이합니다. 예수님을 집 안으로 모실 때의 마음은 분명히 좋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시중들다가 미움의 마음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자신은 분주하게 시중들고 있는데 동생 마리아는 그저 주님의 발치에 앉아서 편안하게 말씀만 듣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동생 마리아가 도와준다면 자기 역시 예수님과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하리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즉, 마리아 때문에 예수님과 함께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마리아 때문일까요?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마리아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많은 일에 염려하고 걱정했던 마르타 본인의 마음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을 시중든다는 것 역시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입니까? 여기에 집중하다면 그녀 역시 기쁜 마음을 간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 안의 부정적인 마음이 이기도록 했기 때문에 예수님의 시중을 들고 있어도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내 마음 안의 싸움에서 좋은 마음, 사랑의 마음이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쁨이 내 곁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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