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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1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1-10 조회수 : 325

글을 쓰는 어느 작가가 길을 가다가 우연히 학교 선배를 만났습니다. 정중하게 인사를 했는데, “아이고, 못 본 사이에 폭삭 늙어버렸네. 이제 지나가는 개도 안 쳐다보겠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오랜만에 보았는데 보자마자 이러한 인신 공격적인 말을 하는 선배가 너무나 미웠고, 모욕을 당한 것 같아서 따지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친구가 옷을 잡아끌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참아. 작년에 교통사고로 뇌를 다쳤어.”

이 말을 듣고 나니 곧바로 미움이 사라지고, 자신이 당한 모욕도 별 것 아닌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오히려 그 선배를 향한 측은한 마음이 생기더라는 것이었지요. 

어느 책에서 본 작가의 체험이었습니다. 이 글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점을 바꾸면 문제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관점을 바꾸는 나의 시선이 필요합니다. 사실 우리들은 문제 자체에 집착하면서 문제를 더 크게 만들 때가 많았습니다. 문제보다 그 해결에 집중하면 어떨까요? 문제 자체보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보일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관점을 바꾸기란 참으로 어려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 자체가 아닌 해결 자체에 집중하는 관점의 변화를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어쩌면 주님께서도 우리들에게 이러한 점을 요구하시는 것이 아닐까요? 세상의 뜻이 아닌 주님의 뜻과 일치하는 관점의 변화로 이 세상을 기쁘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십니다. 

사람들은 주님 뜻에 맞춰 살기가 참으로 어렵다고 하십니다. 그 뜻이 세상 안에서는 불합리하고, 그렇게 살았다가는 어리석다며 손가락질을 당할 것만 같습니다. 또한 먼저 세상 안에서의 만족을 채운 뒤에야 주님 뜻을 따르겠다는 말씀도 하십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불합리하신 분이 아닙니다. 무조건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내어 놓으라고 하지 않고, 또 모두가 극기와 희생의 삶을 살라고도 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당신이 먼저 먹고 마시기도 하셨으며, 당시 종교지도자들과 대립해서 때로는 율법을 어기는 듯 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재물을 소유하지 말라고 하지 않으시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세상의 관점과는 다른 원칙이 있습니다. 즉,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고 하십니다. 재물을 나의 편함과 유익을 위해 존재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재물들을 이용해서 하늘의 부자가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그 모든 것은 누구의 것입니까? 내 것이 아니라 잠시 주님께 받은 것입니다. 당신 것을 통해서 우리가 하늘의 부자가 되도록 하시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세상의 관점이 아닌, 주님의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세상을 더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해결책이 분명하게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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