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2월 2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2-27 조회수 : 255

제 휴대전화의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사람의 수는 2,000명이 넘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전화버튼을 누르다가 ‘자주 사용하는 연락처 즐겨찾기’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많이 통화한 사람들을 이렇게 모아서 자동으로 분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숫자가 몇 명 되지 않는 것입니다. 딱 5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2,000명이 넘는 숫자 중에서 자주 통화하는 사람은 5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충격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도 이 목록에 있지 않은 것입니다. 

이 목록을 보면서 그동안 가까운 사람에게 무심했던 제 자신을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외면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내 자신이 먼저 외면하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남이 내게 잘 해줄 것만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내 자신이 먼저 다가서고 잘 해주는 삶을 산다면 어떨까요?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남이 원하는 대로 남에게 먼저 해주라는 황금률이 기억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남에 대해서 사랑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색안경을 끼고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데 익숙합니다. 그리고는 내게 잘 해주는 사람, 내게 이익을 주는 사람에게만 잘 해 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요한이 예수님께 말합니다.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 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

사랑의 눈이 아닌, 부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었습니다. 같은 제자단이 아니라서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었지요. 그러나 주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을 막지 말라고 하십니다.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주님의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킨다는 것은 주님의 뜻을 따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대하는 자가 아니라 지지하는 사람이라는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내 편 네 편으로 편을 가르는 것을 원하시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내 편, 네 편이 아니라 모두가 주님 안에서 우리 편임을 기억하면서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하십니다. 이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면 우리 편은 더욱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