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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3-04 조회수 : 310

세상에는 뜻밖의 일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내 의도와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오늘 저의 상황도 그렇습니다. 어제 분명히 오늘의 새벽 묵상 글을 올리지 못한다고 공지를 했습니다. 그런데 공항에 도착하니 대기하는 시간이 긴 것인 것입니다. 그래서 공항 대기실에 앉아서 이렇게 묵상 글을 쓰고 올립니다. 내 생각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더욱 더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이제 잠시 뒤에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어제도 말씀드렸듯이 힘들기는 했어도 너무나도 기쁘고 행복한 시간의 연속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주님께 감사드리면서 이태리에서의 마지막 묵상 글을 진짜로 올립니다. 

저는 요리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요리를 잘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요리하는 것이 좋을 뿐이지요. 그런데 맛있는 음식을 하는데 중요한 점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첫째는 신선한 재료를 구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요리 실력이 좋다고 해도 신선한 재료가 아니라면 음식의 맛은 반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에 반해 요리 실력이 없어도 신선한 재료로 요리를 하면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제대로 요리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신선한 재료가 아니더라도 요리 실력이 뛰어나면 나머지 절반을 메워 줄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쉽고, 어떤 것이 어려울까요? 당연히 재료를 구하는 것이 쉽고, 요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는 요리를 조금이라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모두 잘 알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우리의 삶을 멋지게 만드는 재료들을 구하기는 참 쉽습니다. 사랑, 기쁨, 평화, 믿음, 희망 등을 우리는 어떻게 보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내 자신이 직접 만들어갈 수도 있지만, 이웃과의 만남을 통해서도 구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주님과의 만남 안에서 우리는 더 완벽한 재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돈이 있어야 하고, 높은 지위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것은 내 삶을 멋지게 만들어야 하는 내 자신입니다. 부정적인 마음으로, 남을 미워하고 판단하고 심판하는 마음에서 과연 내 삶을 멋지게 만들 수가 있을까요? 

실력 없는 요리사는 재료 탓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훌륭한 요리사는 형편없어 보이는 재료를 가지고도 멋진 요리를 만들어냅니다. 이처럼 우리 자신이 변해야 내 삶도 멋지게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도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라고 말씀하시지요. 훌륭한 재료들을 가지고 있어도 하느님의 뜻이라는 가장 완벽한 조리법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멋진 삶을 만들 수가 없는 것입니다. 

어렵기 때문에 주님께서는 모든 것이 가능한 하느님께 매달려야 함을 강조하십니다. 하느님께 매달리는 사람은 하느님의 뜻을 철저하게 따를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우리 모두가 원하는 구원의 길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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