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요? 스페인의 국기인 ‘투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지금은 스페인에서도 동물 학대라는 이유로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도 스페인에서는 인기있는 스포츠라고 합니다. 이 투우에 관한 책을 읽다가 ‘퀘렌시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페인의 투우장 한쪽에는 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구역이 있는데 이곳을 ‘퀘렌시아’라고 부른다는 것입니다. 소가 유일하게 쉴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 피난처, 안식처라는 뜻입니다.
소에게 왜 이런 장소가 필요할까요? 소가 편안함을 느끼면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투우장에서 사람들을 환호시킬 수 있는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람들 사이에도 이런 퀘렌시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세상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 힘들고 지쳤을 때 기운을 얻을 수 있는 곳, 본연의 나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말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퀘렌시아를 엉뚱한 곳에서 찾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세상의 물질적이고 쾌락적인 것에서 위안을 찾으려고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진정한 퀘렌시아가 아니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삶의 굴레에서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편안함이 없어서 늘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기운을 차려서 다시 힘껏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운 없이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아무렇게 살아갑니다. 자신을 부정하고 남들의 삶에만 관심을 갖고 부러운 눈길을 보냅니다.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단순히 단식 자체에만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식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닙니다. 주님 안에서 머무르기 위해 세상의 모든 것을 끊는 행위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미 주님과 함께 있는 제자들이 굳이 단식을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당신께로 와서 쉬라고 말씀하시지요. 당신 안에서 쉬면서 참된 기쁨과 행복의 삶을 살라고 초대하십니다. 세상의 것들 안에서는 진정한 위안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이라는 퀘렌시아에 머물러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진정으로 기쁨의 삶, 어렵고 힘듦 안에서도 진정한 위로와 힘을 받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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