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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3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3-30 조회수 : 322

내성적인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의 성격은 좋을까요? 나쁠까요? 좋다고도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외향적이면 성격이 좋다고, 내향적인 성격이면 좋지 않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그러나 내성적인 성격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봐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내성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보다 훨씬 더 차분하고, 감성이 풍부하며, 생각에 깊이가 있습니다. 이는 곧 생각하는 능력이 남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역사 안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사람들의 성격을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내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을 보고서 성격의 좋고 나쁨을 따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더군다나 사람은 변합니다. 지금의 모습이 영원히 계속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현재의 모습만을 보고서 사람들을 얼마나 판단하고 단죄하고 있습니까? 

초등학교 때에 정말로 말썽을 많이 부렸던 친구가 생각납니다. 이 친구의 멈추지 않는 말썽에 선생님께서도 참지 못하셨고, 너무나 자주 그것도 엄청나게 혼내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선생님께서는 이 친구를 벌주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 커서 뭐가 되려고 그래?”

말썽꾸러기 100단이라고도 할 수 있었던 이 어렸을 때의 친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지금 이 친구는 종종 텔레비전에도 나오는 훌륭한 연극배우인 동시에 한 집안의 가장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커서 뭐가 되려고 그래?’라고 말씀하셨던 선생님께서는 이 친구가 아주 별 볼 일 없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지금 그 친구를 보면 분명 선생님이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역시 현재의 모습만을 보고서 미래를 섣부르게 판단합니다. 그러나 그런 판단은 항상 틀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두 명의 기도하는 모습을 비유로 말씀하십니다. 먼저 바리사이는 오만과 자만에 빠져서 터무니없이 남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자신은 건강하고 다른 사람들은 병든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그에 반해서 세리는 하늘을 향해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오히려 가슴을 치며 자신의 죄 많음을 고백합니다. 그의 기도하는 자세는 겸손을 보여줍니다. 그는 남과 비교하지도 않고 판단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자기 자신의 지금 모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기도를 바치고 있었을까요? 자신은 옳고 남은 틀렸다는 판단은 버려야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보고서 틀렸다고 규정하는 못된 습관도 버려야 합니다. 대신 자기 자신에 집중하면서 겸손한 모습으로 주님 앞에 자신의 죄를 고백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도를 통해서만 의롭게 되어 집에 편안히 돌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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