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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4-04 조회수 : 295

요즘에는 서로간의 불신의 마음이 커서 히치하이크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예전에는 지나가던 차의 운전수들을 향해 손을 흔들면 차를 태워주곤 했습니다. 저 역시 여행을 가서 종종 얻어 탔던 기억이 많습니다. 사실 제가 가려는 목적지까지 온전하게 태워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그 근처까지 만이라도 태워주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어느 책에서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급하게 어디를 가야 하는 여행 중인 청년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차가 없으니 길에 서서 손을 흔들며 히치하이크를 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차도 서지 않는 것입니다. 그는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제발 빨리 그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기도의 응답을 받았는지, 곧바로 한 차가 서서 “태워드릴까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자신의 목적지를 이야기하니, “그곳까지는 갈 수 없을 것 같고, 그 목적지에서 조금 못 미치는 곳에는 내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가면 차가 많으니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이 청년은 어떻게 했을까요? 감사하면서 타야 할 것 같은데 거절한 것입니다. 자신이 가려는 곳은 그곳이 아니라는 이유였지요. 이 차를 떠나보내면서 청년은 불평 가득한 목소리로 하느님께 말합니다. 

“하느님, 왜 제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세요?”

어떻습니까? 하느님이 문제인가요? 하느님께서 그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신 것일까요?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과 다르다는 이유로 거절하지요. 하느님의 뜻보다는 내 뜻을 더욱 더 앞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 안에서 당신의 신원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믿지 못했습니다. 자신들의 요구를 채워주지 않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자신들이 정말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율법을 때로는 어기고 있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당시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던 종교지도자들과 어울리기보다는 병자와 죄인들과 어울리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하느님을 찾지 못했던 것입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모든 일에 대해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벨의 힘을 빌려서 마귀들을 쫓아내고 있다는 소리까지 듣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그 많은 표징들을 보고서도 믿지 못합니다. 

우리 역시 그 모습을 따를 때가 많습니다. 바로 하느님 뜻을 찾기 보다는 내 뜻을 찾을 때입니다. 사랑의 길을 향하기보다는 세상의 길을 행했을 때였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예수님을 향해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소리쳤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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