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4월 1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4-16 조회수 : 280

프랑스의 잔 루이즈 칼망( Jeanne Louise Calment)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할머니께서는 90세가 되었던 1965년에 유일한 자식이었던 딸이 마흔도 되지 않는 나이에 병으로 잃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손자 역시 자손을 남기지 못한 채 교통사고로 사망해서 상속을 해줄 가족이 없게 된 것입니다. 할머니께서는 같은 동네의 48세 변호사에게 아파트를 매매하기로 계약했습니다. 단, 조건이 있었는데 본인이 살아있는 동안에 매달 2,500프랑(한화로 50만원)씩 지급하고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에 아파트 소유권을 받는다는 것이었지요. 

이 조건을 변호사는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할머니의 나이가 자그마치 90세나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자신은 훨씬 젊은 48세밖에 되지 않았으니, 분명히 아주 싼 가격에 집을 산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께서는 그 후로 자그마치 32년을 더 사시면서 공식적으로 출생 및 사망 시기가 입증된 인물 중 최장수 기록을 갖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그 변호사는 1995년에 78세로 사망해서 자그마치 30년이나 매달 2,500프랑씩을 지급하고도 아파트를 넘겨받지 못했습니다. 그때까지 지불한 액수는 원래의 집값보다 2배 이상이었다고 하네요. 

누가 이런 결과를 예상할 수 있었을까요? 하느님의 일도 이렇게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생각을 앞세워서는 안 됩니다. 주님께서 가장 겸손한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고, 가장 큰 겸손으로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으셨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이러한 겸손을 보여주셨는데, 우리는 계속해서 자신의 생각만을 내세우면서 교만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어찌하여 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라고 말하면서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쓴다고 판단을 했던 유다 이스카리옷, “주님을 위해서라면 저는 목숨까지 내놓겠습니다.”라고 호언장담을 했던 베드로를 떠올려 보십시오.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던 이들이 어떻게 되었습니까? 유다는 예수님을 은돈 서른 닢에 팔아넘기고, 목숨까지 내놓겠다는 베드로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말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제자들 역시 예수님께서 잡혀가시자 뿔뿔이 흩어집니다. 

예수님과 직접 뽑으셨고 언제나 함께 했던 제자들조차 이렇게 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직접 보지도 못하고, 직접 대화를 나누지도 못하는 우리는 어떨까요? 어쩌면 우리가 더하면 더했지 제자들보다 못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부족하고 나약한 우리임을 기억하면서, 내 생각의 틀에 메이는 삶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겸손을 가지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은 늘 우리를 뛰어넘는 분이십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