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4월 2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4-21 조회수 : 305

언젠가 야경이 멋진 곳을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네온사인이 멋지게 펼쳐진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었지요. 멋진 장면에 감탄을 하면서 있는데, 그 자리에는 저 말고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야경을 즐기고 계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를 비롯해서 몇몇은 이 멋진 장면을 사진에 담으면서 기록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 어떤 분은 홀로이 먼 하늘을 바라보면서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는 것 같았습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손을 마주잡으며 체온을 나누고 있는 연인도 있었습니다. 멋진 야경을 등지고 의자에 앉아서 옆의 사람과 이야기 하시는 분도 있었지요. 이렇게 각자의 방식으로 이 순간을 소중하게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누구에게는 괴롭고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는 시간이겠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이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면서 웃을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는 바쁘고 힘든 땀 흘리는 시간이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여유롭고 한가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똑같은 시간대를 살고 있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우리입니다. 즉, 내 마음이 내 삶을 기록해 나가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지듯이 죽음과 악의 세력을 이겨내신 것으로, 그렇기 때문에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가장 큰 기쁨이며 희망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부활을 큰 기쁨으로 맞이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면에 어떤 분들은 그저 그런 날로 평상시와 별 다를 바가 없는 날로 맞이합니다. 가톨릭 신앙의 핵심이라고 하는 이 부활은 분명히 기쁨과 희망의 날인데, 왜 사람들마다 다른 날로 맞이하게 되는 것일까요? 바로 내 마음에 따라 그리고 내가 지금 어디를 바라보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 자체를 바라보고 있다면 기쁨과 희망을 간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지 않고 내 마음 안에 괴롭고 힘든 일만 남겨놓는다면, 또한 세상의 것들만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서는 예수님의 부활을 통한 기쁨을 바라볼 수가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무덤에 찾아가지요. 예수님만을 바라보려 했기에 예수님 부활의 첫 번째 목격자가 되는 영광을 얻게 됩니다. 그때의 기쁨은 얼마나 컸을까요? 

죽음을 이기신 분이시기에 우리 역시 주님만을 바라볼 수 있다면 또한 내 마음 안에 주님으로 가득 찰 때, 우리들 역시 부활을 목격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큰 기쁨을 얻게 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