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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3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5-13 조회수 : 331

5월 13일  [부활 제4주간 월요일] 
 
"목자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 아친남 >

언젠가 데이비드 베컴이란 멋진 축구선수로 인해 영국의 남편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축구선수는 너무나 갖출 것을 다 갖췄습니다.

무엇보다도 잘생겼습니다. 
축구도 얼마나 잘 하는지 모릅니다. 
당연히 돈도 엄청나게 벌어옵니다. 
거기다가 또 자상하고 가정적입니다.  
 
영국 부부들이 9시 저녁뉴스 같이 보고 있다가 베컴과 관련된 뉴스만 나오면 부인들이 남편들을 향해 쏘아붙이기 시작한답니다.  
 
“당신, 베컴 좀 봐라! 당신은 도대체 뭐냐? 반의 반 만이라도 해봐라!”
그런 말을 듣는 순간, 남편들은 요즘 아이들이 많이 쓰는 ‘열폭’한답니다.
‘열등감 폭발.’

전에 동계 올림픽 때 우리 자랑스런 김연아 선수 때문에 많은 어린 딸들이 수난을 당했었답니다.  
 
가족끼리 김연아 선수의 선전 장면을 함께 시청하면서, 함께 뿌듯해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끝나고 나면 어머님들이 딸들을 향해 한 마디씩 던졌습니다.

“얘야, 김연아 선수 좀 봐라! 
실력 좋지, 착하지, 마음씀씀이 좋지, 그 어려운 시절 꿋꿋이 이겨냈지...
너는 도대체 뭐냐? 
 
요즘 우리 아버님들께서는 ‘아친남’이란 단어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답니다.
‘아친남’이란 ‘아내 친구 남편’을 줄인 말인데, 이 말은 다름이 아니라 어른 ‘엄친아’입니다. 
 
‘아친남’ 자격은 상황에 따라 바뀌는데, 적어도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답니다. 
“또래 남자보다 적어도 10살은 젊어 보일 것, 연봉이 적어도 5천 이상일 것, 퇴근하는 대로 바로 귀가해서 부인을 위해 요리도 할 것, 그 외에도 부인이 연속극 볼 때 아이들과 놀아줄 것, 친정 부모님들 잘 챙길 것 등등.

‘아친남’의 조건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배려’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결국 아친남이란 부인의 마음을 알뜰살뜰하게 잘 챙겨주는 사람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계속해서 ‘착한 목자’에 관련된 복음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착한 목자로 소개되고 있는 예수님 역시 둘도 없는 ‘아친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양들을 한 마리 한 마리 챙겨주고, 배려해주고, 보살펴주는 모습이 정말 각별하고 극진합니다. 
그 착한 목자의 머릿속은 온통 양들 생각뿐입니다.
늘 양 한 마리 한 마리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떤 녀석이 컨디션이 안 좋은지 어떤 녀석과 어떤 녀석이 자주 다투는지, 어떤 녀석이 문제아인지, 어떤 어려움을 갖고 있는지 샅샅이 다 파악하고, 각각의 양들에게 맞는 개별적 서비스를 해주고 계십니다. 
 
이런 착한 목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양들이기에 늘 안심합니다. 
고분고분 목자의 지시에 충실하게 따릅니다. 목자와 양이 일심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참으로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는 아이의 눈빛 하나만 봐도 아이의 상황을 다 파악합니다. 
지금 아이가 어떤 마음을 먹고 있는지, 뭔가 켕기거나 속이는 것이 있는지, 기분이 좋은 지 별로인지 즉시 파악하고 적절히 대처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그런 엄마는 자신의 모든 촉각이 아이를 향해 쏠려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모든 에너지가 아이를 향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태에서는 엄마와 아이가 일심동체 상태가 됩니다. 
아이의 기쁨이 내 기쁨이 되고 아이의 슬픔이 내 슬픔이 되는 것입니다.

착한 목자 예수님의 우리를 향한 마음이 그렇습니다. 
그분의 모든 촉각은 우리를 향해 쏠려있습니다. 그분의 모든 삶의 에너지는 우리를 향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분의 마음은 오직 한 가지 염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오직 우리가 잘 되기만을, 우리의 행복과 구원만을 바로고 계십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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