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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5-19 조회수 : 280

종종 글을 쓰기 위해 호텔에 들어가곤 합니다. 밖에 나오지 않고 호텔 안에만 있으면서 온전히 글 쓰는 데에만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식사 때가 되어 컵라면이라도 하나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호텔 1층에 있는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컵라면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습니다. 너무 많은 컵라면의 종류에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를 도저히 모르겠더군요. 전에 맛있게 먹었던 이 라면을 먹자니,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맛의 컵라면에도 관심이 갑니다. 또한 자극적인 맛을 내는 컵라면 역시 저의 선택을 방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여러 개의 컵라면을 한꺼번에 먹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컵라면 하나 구입하는 데에도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는 우리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 안에서 끊임없는 선택의 갈등이 생깁니다. 하긴 짜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 선택하기가 힘들어서 ‘짬짜면’이라는 새로운 메뉴도 등장하지 않습니까? 

나의 선택이 모든 것을 다 충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는 포기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 하나의 선택에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후회할 이유를 만들지 않는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세속적인 욕심을 내세워서 모든 것을 다 선택하려고만 합니다. 이 과정 안에서 사랑을 선택하지 못하고 나의 욕심과 이기심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이때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모든 것을 선택하고 모든 것을 가져야 행복할 것 같지만, 단 하나 사랑만으로도 우리는 행복의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사랑하며 사는 것이 주님의 제자가 되는 삶이며, 행복의 길로 들어서는 지름길이라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제2독서의 요한 사도가 말하고 있듯이 하느님께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스마트폰 때문에 사람들의 기억력이 감소되고 있다고 합니다. 소위 ‘디지털 치매’를 앓게 된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고노 임상의학연구소에서는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내 번호밖에 없다, 전날 먹었던 음식이 떠오르지 않는다, 신용카드 서명할 때 외에는 거의 손으로 글씨를 쓰지 않는다.’라면 치매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자꾸 뇌를 연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 역시 계속해서 실천하고 기억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랑 자체를 잊어버립니다. 사랑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사랑 없이 모든 것을 가졌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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