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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2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5-27 조회수 : 250

2013년 10월 13일, 미국 뉴욕의 상징이자 세계에서 손꼽히는 도시공원인 센트럴파크 앞에 한 노인이 노점상을 열어서 그림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림의 크기와 종류에 상관없이 한 점 당 60달러(우리나라 돈으로 7만 원 정도)에 팔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노점상에서 팔고 있는 이 그림에 그렇게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오후에 첫 손님을 맞이할 수 있었고, 그것도 50% 할인을 해서 겨우 두 점을 팔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이 센트럴파크에는 난리가 났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그림을 팔고 있는 노인을 찾고 있었지요. 왜냐하면 이 노인이 팔았던 그림은 세계 최고의 예술가라고 평을 받는 영국의 뱅크시(Banksy)의 진품이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그의 작품은 한 점 당 10~20억 정도로 거래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앞서 60달러에 두 점을 구입한 그 사람은 거의 로또 복권에 당첨된 것 같은 행운을 얻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왜 그의 작품을 알아보지 못했을까요? 그의 작품이 놓여 있는 곳이 길거리 노점상이었기 때문입니다. 길거리의 노점상에 있다는 이유 때문에 대단하지 않은 그림으로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노점상에 있다는 이유가 뱅크시의 작품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작품 자체를 알아보지 못했던 시각이 문제일 뿐입니다. 

이렇게 우리들은 많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으로 인해 쉽게 판단하는 경우가 참으로 많습니다. 성당에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는 한 자매님에 대해서 안 좋게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많아서 봉사할 뿐이라는 말, 평소에 올바르게 살지 않으면서 성당 안에서만 열심한 척 한다는 말, 신부님과 수녀님한테 잘 보이려고 한다는 것 등등... 

이러한 말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분께서 자신의 일이 아니라 하느님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이 하느님의 일은 보지 못하고 그 가치를 떨어뜨리는 판단만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뱅크시의 작품이 노점상에서 팔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던 것처럼, 하느님 일의 가치를 보지 못하고 잘못 판단하는 모습이 더 큰 문제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진리의 영을 선물로 주십니다. 이 진리의 영인 성령이 우리의 보호자라고 하시지요. 왜 보호자라는 호칭을 쓰신 것일까요? 주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마음으로부터 지켜주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리를 볼 수 있는, 즉 하느님의 가치를 올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성령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른 누군가를 판단하려는 마음이 들 때, 성령께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 가치를 올바로 바라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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