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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27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5-27 조회수 : 331

5월 27일 [부활 제6주간 월요일] 
 
“내가 아버지에게서 너희에게 보낼 보호자, 곧 아버지에게서 나오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분께서 나를 증언할 것이다.”

< 현재의 순간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면서 > 

오늘 복음 서두에 예수님께서는 진리의 영, 곧 성령의 파견을 암시하십니다.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구엔 반 투안 추기경님의 생애를 묵상하면서 성령께서는 한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잘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시다가 구금당하셨던 존 월시 몬시뇰께서 오랜 기간 옥고를 치르고 나서 자유의 몸이 된 뒤에 하신 말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나는 삶의 반평생을 기다리는 데 소비했다.”
이는 맞는 말씀입니다. 
추기경님을 포함하여 많은 죄수들은 오로지 교도소에서 풀려날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었습니다. 
늘 언젠가 다가올 그날만 무작정 기다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추기경님은 마음을 바꿔먹고 이렇게 다짐하셨습니다.

“나는 기다리지 않으리라. 
현재의 순간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면서 살아보리라.” 
 
그러나 어떻게? 
 
고뇌하던 그 순간 성령께서는 구엔 반 투안 추기경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야, 그것은 매우 간단한 것이란다. 
성 바오로 사도가 감옥에 갇혔을 때 했던 것처럼 하여라. 
다른 공동체들에 편지를 써서 보내라.” (‘지금 이 순간을 살며’, 바오로 딸 참조) 
 
그는 감금상태에서 매일 작은 쪽지에 혼신의 힘을 다한 간단한 묵상 글을 적기 시작했고, 한 소년이 그 쪽지를 집으로 가져갔습니다. 
가족들이 모여 추기경님의 글을 필사하여 주변사람들에게 전했습니다. 
주변사람들은 또 다시 필사하여 다른 이웃들에게 돌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 유명한 ‘희망의 길’이란 책이 발간되었고, 이 책은 전 세계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추기경님께서 정녕 인생의 가장 비참한 순간, 처절한 순간에도 짤막한 편지를 통한 사도직을 행하고 계속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성령의 은총으로 말미암은 것이었습니다.

오늘 나에게, 내 삶에 있어 성령의 뜻을 따라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그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솔하게 매일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매 순간을 내 생애 마지막으로 여기고 소중히 살아가는 것입니다. 
부수적인 모든 것들을 떨쳐버리는 것입니다. 오로지 핵심적인 것에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추기경님의 당부처럼 나의 말 한 마디, 손짓 한번, 전화 한 통화, 결정 하나 하나가 나의 삶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만드는 것, 내게 주어진 단 1초의 순간이라도 낭비하지 않고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것, 바로 그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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