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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3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03 조회수 : 285

7월 3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 
 
복음: 요한 20,24-29: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예수께서 나타나신 자리에 토마가 없었다. 토마 사도는 쉽게 믿으려하지 않는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보고 또 그분의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25절). 토마스가 그 자리에 없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의심하는 제자가 스승의 몸에 난 상처를 만짐으로써 우리 불신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것이다. 토마스가 주님의 상처를 만짐으로써 우리가 의심 없이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토마스는 매우 꼼꼼하고 철두철미한 사람으로 보인다.그는 주님을 보았다는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들이 허깨비를 보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들은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하였다.”(루카24,37) 토마스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신 것은 알았지만 부활하셨다는 것은 믿지 않았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서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25절) 
 
예수님께서는 여드레 후에 토마스에게 나타나신다. 왜 곧바로 나타나시지 않고 그렇게 늦게 나타나셨을까? 그것은 토마스가 다른 사도들에게 계속 이야기를 듣고 더 뜨거운 마음으로 주님을 뵙고 믿게 될 준비를 갖추시느라 그렇게 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토마스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의 소망을 들어 주셨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27절) 이제는 주님의 부활을 믿고, 십자가에서 처형당한 분과 부활하신 분이 같은 분이심을 알게 되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28절)하고 고백한다. 이것은 부활하신 주님께 대한 초대교회의 신앙고백이다. 토마스는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던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며, 이 고백은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게 된 신앙인들의 고백이라고 보아야 한다. 토마스는 그분의 육신을 만지고 그분의 신성을 고백하였다. 그분의 신성은 말씀이며, 그분의 육체를 만지고 말씀을 고백한 것이다. 즉 그분은 사람이 되신 말씀이시라는 의미이다. 우리도 이렇게 고백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29절) 오늘의 요한복음에서도 “보고 믿는다.”라는 형태가 나온다. 그들은 믿음의 제1세대로서 우리에게 확실히 증언하기 위하여 보아야 했고, 증언을 하여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증언을 듣고 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앙은 단지 믿으면서도 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29절)고 말씀하신다. 
 
우리 신앙의 핵심은 부활신앙이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것이 우리 신앙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믿음을 갖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주님의 영광은 십자가를 통해서 얻으신 영광이다. 그 고통이 아니었다면, 예수께서는 영광을 받으시지 못했을 것이고, 우리도 신앙을 가질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주님을 체험한다는 것은 그만한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각오가 되어있어야 하며, 기꺼이 지불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았을 때, 주님께서 우리에게 나타나신다 해도 우리는 그분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하는 주님과 그분의 본 모습은 전혀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분의 죽음과 부활은 절대로 따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완성하기 위해, 아버지께 대한 사랑으로 모든 것을 바치실 수 있었던 것 때문에 얻으신 영광이다.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한다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의 새로운 태어남을 의미하며, 참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태어남이다. 이때에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께 토마 사도와 같이 올바른 신앙을 고백할 수 있으며, 우리도 그리스도를 닮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 위에 죽으시고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이제도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통하여 당신의 모습을 나타내 보이시고 계실 것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면서 우리도 올바른 신앙을 고백할 수 있도록 토마 사도께 도움을 청하자.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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