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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09 조회수 : 284

예전에 내 몸은 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내 몸은 잠시 빌린 것일 뿐이라고 말입니다. 빌린 몸 안에 이런 성격을 가진 내가 있을 뿐입니다. 

내 것이라고 한다면 온전히 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몸이 내 것이 아니다보니 온전히 할 수 있는 것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뜻밖의 일들을 경험하게 되고, 내 몸이 또 내 생각이 따르지 않아서 하고 싶었던 일이지만 하지 못하는 경우도 얼마나 많습니까? 이때 스스로의 한계를 느끼면서 실망하고 절망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빌린 것뿐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이해가 됩니다. 

솔직히 빌린 물건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렌터카를 생각해보십시오. 렌터카를 타면서 평소에 타던 내 차와 다르다고 실망하고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냥 빌린 차니까 그러려니 합니다. 우리 몸 역시 주님께서 잠시 빌려주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그러려니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빌렸다고 해서 막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렌터카가 내 차가 아니라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오히려 더 조심하게 사용하지 않습니까? 만약 차에 상처라도 낸다면 배상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지요. 우리 몸 역시 주님께서 잠시 우리에게 맡겨주셨습니다. 그러면 내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막 사용해도 될까요? 다시 되돌려 드릴 그 때를 대비해서 잘 사용하고, 삶의 마지막 날에 주님과 셈을 하게 될 때 자랑스럽게 주님께 되돌려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은 빌려준 것에 대한 어떤 비용을 청구합니다. 그래서 귀한 것일수록 빌리는 가격은 더욱 더 높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우리의 몸을 빌려 주시면서도 아무것도 청구하지 않으십니다. 그저 당신의 뜻에 맞게 살아갈 것을, 사랑을 실천하면서 기쁘게 이 세상을 살아갈 것을 명하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일꾼이 많아지도록 청하라고 말씀하시지요.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일꾼은 과연 누구를 말하는 것입니까? 단순히 성직자, 수도자만을 말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도만 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바로 우리 각자가 되어야 할 모습인 것입니다. 주님께서 맡겨주신 몸을 최대로 활용하는 사람, 끊임없이 주님과 함께 하고 주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인 것입니다. 

스스로가 그러한 내 자신이 될 수 있음을 굳게 믿고 노력한다면 주님께서는 분명히 우리를 그렇게 만들어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참 기쁨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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