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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13 조회수 : 280

제2차 세계 대전 중 아돌프 히틀러가 이끈 나치당이 독일 제국과 독일군 점령지 전반에 걸쳐 계획적으로 유태인과 슬라브족, 집시, 동성애자, 장애인, 정치범 등 약 1천1백만 명의 민간인과 전쟁포로를 학살한 사건을 의미하는 홀로코스트를 아실 것입니다. 이 홀로코스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인 아이작과 나탄이라는 사람이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아이작이 나탄에게 물었습니다.

“자네는 나치를 잊은 적이 있나?”

나탄은 “아니, 나는 잊은 적이 없네. 그들은 정말로 끔찍하네. 눈앞에 있다면 당장이라도...”라면서 분노를 표출합니다. 그러자 아이작이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네는 아직 그들의 수용소에 갇혀 있는 걸세. 나는 더 이상 수용소에 갇혀 있지 않기 위해 그들을 용서했네.”

똑같은 불행 앞에서 두 사람은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작이 권하는 용서는 나치에게 면죄부를 주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증오심에 사로잡혀 아직도 과거에 갇혀 있는 나탄과, 용서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작의 모습인 것이지요. 

이 이야기를 보면서 내 자신은 아이작의 모습인지 아니면 나탄의 모습인지를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사실 답은 알지만 그 답을 외치기 힘들어하는 우리는 아닐까요? 그래서 주님이 필요합니다.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은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사라지게 만들고 주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희망을 향해서 지금을 기쁘게 살아갈 수 있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시지요.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마태 10,28)

그런데 세상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 두려움에 빠져 있다 보니 때로는 증오의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계속 과거 속에 파묻혀 살아갈 뿐입니다. 이 두려워하는 마음이 바로 믿음입니다. 세상에 대한 믿음이 더 크기 때문에 이 세상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세상을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대할 수 있게 됩니다. 

세상은 우리를 지배하려고 들지만,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하려고 하십니다. 세상은 우리를 하나의 도구로 생각하면서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기지만, 주님은 우리의 머리카락 숫자까지 세어 두실 정도로 귀하게 여기십니다. 결국 이 주님께 대한 믿음은 내 자신을 더욱 더 귀하게 만드는 길입니다. 

이제 어디에 믿음을 두고서 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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