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 기념일 >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마태10,34)
오늘 복음을 '문자적 의미'로만 받아들이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선물이 평화이고, 평화의 주님이신데,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오셨고, 분열을 일으키러 오셨다니...
그래서 오늘 복음을 '영적 의미'로 이해하면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주님께서 주시고자하는 참평화 앞에서 적당한 타협이 있어서는 안 되고, 복음적 갈등과 갈림길 앞에서 주님을 선택할 수 있는 단호한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 안에서 볼 때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사랑입니다. 때문에 주님을 온전히 따른다는 것은 그것이 곧 너를 위한 사랑이요, 가족을 위한 사랑이 됩니다.
그러나 언제나 첫째는 하느님 사랑이요, 하느님의 사랑이 나를 통해 먼저 행해져야 한다는 의미로 오늘 복음이 다가옵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마태10,38)
주님을 따르는 여정 안에서 때로는 가족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가족이 십자가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가족과 싸워야 하고, 가족을 멀리해야 한다는 의미 보다는,
그럴 때 일수록 오히려 더 주님을 굳게 믿고 따라가야 하며, 주님의 극진한 사랑이 가족에게로 더 잘 전해져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오늘은 '성 보나벤뚜라축일'입니다.
'보나벤뚜라'라는 말은
좋은 운수, 곧 행운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도 주님 안에서, 주님께서 주시는 행운(축복)을 충만히 받는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오늘날 지배적인 문화 안에서는 외향적이고 직접적이고 가시적이고 즉각적이고 피상적이고 일시적인 것이 우선시 됩니다. 실재적인 것이 외양에 자리를 양보하는 것입니다."('복음의 기쁨', 62항)
( 마산교구 영산성당 이병우 루카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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