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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17 조회수 : 282

오랜 시간을 들여서 식사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만약 식사 시간으로 2~3시간씩 소비한다면 어떤 이들은 바쁜 이 세상 안에서 그럴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실제로 바쁜 삶을 사는 사람들은 식사 하는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식사 시간을 줄이기 위해 그 많은 패스트푸드 음식점들이 생기는 것이겠지요. 먹는 것에 시간 쓰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식사 시간을 줄이고 일을 많이 하면 더 행복할까요?

세계에서 가장 긴 식사를 하는 사람은 프랑스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식사를 하니까 비만도가 높을 것 같지만, 오히려 비만도가 가장 낮은 나라가 프랑스라고 하더군요. 건강한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누며 먹는 식사는 건강뿐 아니라 행복도를 높여줍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습니까? 식사할 때에는 식사에만 집중해야 한다면서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식사할 때가 많습니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바라보면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더욱 더 대화는 사라졌습니다. 

식사를 하면서도 충분히 사랑을 나눌 수 있으며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곳에서만 행복을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얼마 전에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큰 차를 몰고 다니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힘들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해 한다고 합니다. 일이나 물건들에 초점을 맞춰서 사는 삶이 아니라 사람에 초점을 맞춰서 사는 삶 안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오늘 주님께서는 감사의 기도를 바치십니다.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감추시고, 철부지와 같은 제자들에게 드러내 보여주셨음에 감사드린다는 기도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시는 것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임을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 솔직히 당시에도 사람들이 그렇게 좋게 보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학벌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고, 율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또한 훌륭한 집안도 아니고 특별하게 내세울 수 있는 조건들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는 제자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제자들로 선택하신 예수님의 뜻을 이해하기란 정말로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그 뜻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십니다. 철부지 같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보여 지는 하늘나라의 신비인 것입니다. 

이 점을 기억한다면 하늘나라의 신비를 깨닫는 방법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합니다. 바로 내 이웃들, 특별히 세상 안에서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이들과 함께 할 때 우리 역시 하늘나라의 신비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안에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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