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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28 조회수 : 378

요즘 묵주기도를 하면서 운동을 겸해서 많이 걷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강화의 ‘나들길’이 정말로 좋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실 강화에 오래 살아 왔기에 웬만한 곳은 다 가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들길’에 가봐야 특별한 것이 뭐 있을까 싶었습니다. 

어느 날, 평소처럼 걷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우연히 ‘나들길’ 코스를 걷게 되었습니다. 주변 경관이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솔직히 전에는 차들이 많은 이 강화에 걸을 곳이 별로 없다면서 투덜거렸는데 아니었습니다. 특별한 곳이 뭐 있을까 싶었지만 특별했습니다. 

문득 주님께 대한 우리들의 모습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주시기 위해서 우리 곁에서 언제나 함께 하시려는데, 우리들은 주님께서 우리 곁에 계시지 않다면서 불평과 불만을 하고 있으며, 우리 스스로가 주님을 점점 멀리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바로 옆에 있음을 우리들이 깨닫게 하기 위해 그래서 이 세상을 살면서 힘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도’를 직접 가르쳐주십니다. 그리고 그 기도의 마음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루카 11,9)

바로 주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면, 본인이 원하는 것들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줍니다. 제1독서에서 주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소돔과 고모라에서 의인 열 명만 찾을 수 있어도 그곳을 파멸시키지 않겠다고 하시지요. 아브라함의 간절한 청이 담긴 기도가 희망의 말씀이 되었고 소돔과 고모라가 구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기도를 너무나도 소홀히 했던 것이 아닐까요? 마치 따분한 하나의 일을 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아주 특별한 일이 있을 때에만 해야 하는 특별한 행사로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요?  

앞서 별 특별한 곳이 있을까 했던 곳이었지만, 직접 가보니 너무나도 멋진 곳이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기도 역시 밖에서 볼 때에는 뭐 특별한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절한 기도를 통해서 새롭고 특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안에서만 십자가를 통해 우리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주시는(콜로 2,13.14 참조) 주님을 만날 수가 있고, 주님으로부터 이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전라도 지역으로 여행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막걸리 골목’이 아주 유명하더군요. 전라도 인심이 느껴지는 많은 안주에 막걸리 한 잔은 필수인 것처럼 나와 있었습니다. 숙소에서 거리가 꽤 떨어져 있는 곳이라 택시를 탔습니다. 그리고 ‘막걸리 골목’에 가자고 했지요. 운전기사님께서는 그곳에 왜 가려고 하느냐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여기 사람은 그곳에 안 갑니다. 왜 그런 데를 가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자기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잘 모르지요. 이처럼 주님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기도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이 아닐까요? 너무 중요하기에 주님께서는 직접 기도를 가르쳐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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