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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4일 _ [복음단상] 이승환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8-04 조회수 : 399

연중 제18주일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 삶의 중요한 화두가 되는 ‘재산’과 ‘죽음’을, 저울에 올려놓고 그 무게를 달아보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가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에 이 세상 문제에 애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죽음이 있다는 사실, 이 세상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은 삶이 우리에게 행복하고 소중한 것이 되어야 함을 요구합니다. 끝없이 산다면 우리의 삶은 절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유한한 삶이기에 이 짧은 삶이 더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재산이 많은 부자를 야단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는 말씀처럼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는 넘치게 살면서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서는 인색한 이들에게 나눔의 삶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재물은 축복과 저주의 양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축복이 되기도 하고, 재앙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시대에 형제 사이를 갈라놓고 심지어 부모와 자식 간의 왕래마저 끊게 만드는 사건의 내막에는 재산 다툼이라는 어두운 면이 자리를 잡고 있기도 합니다. 부모가 한평생 고생하며 모아 놓은 재산을 두고 부모 형제가 이웃만도 못한 가슴 아픈 관계로 전락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반면 열심히 노력해서 모은 재산을 잘 활용하면 이것처럼 큰 축복도 없습니다. 아무리 적은 재산이라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기쁘게 사용하면 하느님께는 감사와 찬미의 영광을 드릴 수 있고, 동시에 사람들과의 관계는 더없이 풍요로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재물을 소유하는 순간부터 욕망을 따라 하느님이 아닌 재물을 믿기 시작합니다. 하느님의 영이 없는 재물은 이웃을 피눈물 나게 만들 수 있고, 주변에 죽음의 문화를 꽃피우기도 합니다. 또한, 영원한 세상을 믿기보다는 이 세상에서의 삶에만 관심을 두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것이 재물의 유혹이고 악의 열매인 것입니다. 


우리를 진정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끝없이 살 것처럼 창고를 크게 짓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게’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행복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이 되도록 더 많이 노력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글 이승환 루카 신부(수원교구 능평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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