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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8-17 조회수 : 343


5살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또래의 다른 아이들에 비해 머리가 비상한 꼬마가 엄마에게, "엄마, 서점에 가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엄마는 흐뭇하게 생각했습니다. 

‘이 아이가 책에 관심이 있구나. 좋은 일이지.’

기쁜 마음으로 서점에 데리고 갔는데, 아이가 어린이 코너가 아닌 ‘가정/ 육아’ 코너로 가는 것이 아닙니까? 그리고 그곳에서 한 권의 책을 들고 왔습니다. 책 제목은 ‘어린이 양육법’이었습니다. 책의 제목을 확인한 엄마는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네가 그 책으로 뭘 하려고?”

그러자 이 아이는 진지하게 “응, 내가 올바로 양육되고 있는지 알아보려고.”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아이가 정말로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 우리의 자녀교육에 대해서는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과 달리 자녀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부모는 나름대로 최고의 사랑을 쏟아붓습니다. 사랑이라고 말하면서 최고의 교육을 하려고 하지만, 부모의 만족이 더 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아파트의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기 힘들다고 하지요. 아이를 보려면 학원에나 가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당에 다니는 것보다 공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도 하십니다.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어렸을 때의 교육이 성공에 이바지하는 비율은 20%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는 80%는 정서적인 측면과 관련된 다른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정서적인 측면이 20%이고, 나머지는 교육으로 채우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사람들이 예수님께 어린이들을 데리고 와서 손을 얹고 기도해 달라고 합니다. 그러자 제자들이 사람들을 꾸짖으며 막아서지요. 아직 성숙하지 못한 어린이까지 예수님께서 돌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나 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이 어린아이들이 오는 것을 막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하늘나라는 이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시지요. 

예수님께서 어린이들에게 손을 얹으신 것은 하느님의 권능으로 무장하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 어린이들이 하느님의 권능으로 무장되어 성장했을 때 하느님의 뜻에 맞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떤가요? 혹시 아이들이 주님 곁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아서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자신의 견해, 그리고 세상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만을 떠올려서 아이의 정서적인 면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을 주님 곁에 오지 못하게 막는 우리가 아니라, 주님께 나아가서 주님의 권능으로 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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