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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8-22 조회수 : 391


“나는 현재 가장 비참한 사람이다. 만일 내가 느끼는 것을 온 세상의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면, 이 지구상에 기쁜 얼굴은 단 하나도 없을 것이다. 내가 좋아질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이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죽거나, 아니면 내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 좋아지거나 해야 한다.”

이 글을 쓴 사람의 상황이 어떤지 대충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심각한 우울증 환자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주위를 둘러봐도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얼마나 힘들까요? 그렇다면 이 환자는 어떠한 삶을 살았을까요? 우울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서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지 않았겠냐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이 사람은 세상을 고치려는데 더욱더 매진했습니다. 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사람은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입니다. 

자신의 문제에만 집중하다 보면 할 수 있는 것을 절대로 찾을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더 큰 것을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의 방향 전환이 필요합니다. 물론 우울증은 상당히 무서운 질병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인류를 괴롭히는 무서운 질병 열 가지를 뽑았는데, 여기서 네 번째 순위에 있는 것이 우울증입니다. 게다가 우울증은 전체 인구의 다섯 명 중 한 명이 걸릴 수 있을 정도로 만연되어있는 질병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문제에만 매달려 있다면 아무런 변화도 가져올 수 없습니다. 링컨처럼 더 큰 것처럼 바라보는 사람에게 더 큰 선물이 주어질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주님의 잔칫상에 초대받은 사람들은 선한 손님, 악한 손님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핑계를 대고 잔치에 오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심지어 부르러 온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이기도 합니다. 

잔치에 온 사람 역시 모두 선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혼인 잔치라는 중요한 자리에 예복을 차려입지 않고 참석합니다. 혼인 잔치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것이고, 혼인 잔치의 임금을 무시하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혼인 잔치에 초대받았습니다. 이 초대에 대한 응답은 사랑의 실천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혹시 각종 핑계를 대면서 그 부르심에 응답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자신의 문제에만 집중하면서 더 큰 사랑의 실천을 할 수 없다고 화내는 것이 아닐까요? 부르심에 응답했어도 전혀 존경의 마음을 품지 않고서 무늬만 신앙인일 뿐입니다. 신앙인이면서도 주님을 전혀 알지 못하는 모습으로 산다면 예복을 입지 않고 혼인 잔치에 들어오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문제에만 집중하기보다 더 큰 것, 주님의 사랑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이 사랑의 실천을 통해서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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