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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8-28 조회수 : 380

몇 년 전에 요리하다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채칼에 손가락 끝이 베였던 기억이 생각납니다. 그냥 살짝 베인 줄 알았는데, 지혈이 되지 않을 정도로 피가 너무 많이 나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병원 응급실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상처가 너무 커서 아물어도 흔적이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상처를 입어 치료를 한 지 벌써 3년이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상처가 아직 남아 있을까요? 의사 선생님께서 흔적이 남을 것 같다고 했지만, 지금 현재 그 흔적조차 찾기가 힘듭니다. 

비슷한 시기에 저의 운전 부주의로 자동차에 흠집을 내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그 흠집이 몇 년이 지난 지금 몸의 상처가 사라진 것처럼 똑같이 사라졌을까요? 큰 흠집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에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그 흠집은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의 몸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의 몸은 스스로 치유까지 하는 놀라운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몸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적은 바로 내 안에서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놀라운 몸을 가지고 있음에 감사하지도 못하고 있으며, 할 수 있는 것도 할 수 없다면서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내 안에서 계속 이루어져야 하는 기적이 나타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놀라움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몸이기에 주님께서는 그냥 겉으로 보이는 육체를 뛰어넘어서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무장을 강조하십니다.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은 겉으로는 정말 대단한 사람처럼 보였지만 마음은 위선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래서 “너희가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과 같다.”라고 하십니다. 

무덤이 닫혀 있는 한 겉모양은 아름다울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무덤을 열면 그 광경은 참혹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겉으로만 그럴싸할 뿐 속마음은 역겹다는 것입니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모습으로는 절대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으므로 불행하다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모습은 불행의 길로 가고 있을까요? 아니면 행복의 길로 가고 있습니까? 

대단한 몸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의 몸을 다시금 떠올리면서,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을 따라야 하겠습니다.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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