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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9-23 조회수 : 388

성지순례 때문에 숙소로 묵는 일도 있고, 글을 쓰기 위해 호텔을 이용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사실 여러 면에서 편하므로 호텔은 다 괜찮은 것 같습니다. 특히 많은 글을 써야 할 때 호텔만 한 곳이 없습니다. 2~3일 호텔에 들어가서 밖에 나오지 않고 글만 쓰는데, 늘 쾌적한 침실과 친절한 서비스는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호텔을 나올 때는 늘 감사의 인사를 합니다. 

몇 달 전에도 써야 할 글을 모두 쓰고 호텔을 나오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러자 프런트 직원은 제게 오히려 더 감사하다는 말을 합니다. 사실 손님 중에서 감사의 인사를 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합니다. 대신 불평의 말을 많이 하신다고 합니다. 객실 크다, 작다. 수건이 너무 얇다. 침대가 너무 푹신하다. 객실에 별것이 없다. 등등…. 모든 것이 불만인 사람이 너무 많답니다.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은 다른 호텔과 굳이 비교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에게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편안하게 머물면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비교하는 사람은 편안하게 머물 수가 없지요. 불편투성이라면서 부정적 마음이 가득합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그 자리에서 만족하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비교와 부정적 마음은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도 힘들게 합니다. 그래서 행복한 사람은 주어진 것을 최고로 만듭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당연하지요. 등불은 주위를 밝게 비추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는다면 가장 어리석은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등불입니다. 따라서 주님의 말씀이 세상을 밝게 비추고 진리의 빛으로 우리 모두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각자가 갖는 비교의 마음, 부정적인 마음들, 그리고 욕심과 이기심 등이 주님이 말씀을 세상에 비추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그런 걸림돌이 되는 우리의 마음이 바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는 어리석은 모습입니다. 

최고의 것으로 다가오는 주님의 말씀이 세상 곳곳에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감사하면서 살아가고, 세속적인 것보다 주님께 관심을 두고 주님 뜻에 맞게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때 등불이 구석구석을 환하게 비추는 것처럼, 주님 말씀도 세상 곳곳에 퍼져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세상에는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평화로 가득 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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