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자매님께서 자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십니다. 글쎄 게임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적당히만 하면 상관이 없겠지만, 심지어 학원도 빠지고 게임을 하면서 아예 공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저의 경험이 하나 생각났습니다. 저도 학창시절 이것에 푹 빠져서 공부는 뒷전이었을 때가 있었거든요. 바로 당구였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호기심에 한 번 쳤는데 너무나 재미있는 것입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더군요. 그런데 잘 때 천장을 보면 파란색의 네모난 당구대가 떠올려졌고,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머리를 당구공으로 생각하면서 ‘이렇게 치면 이렇게 공이 굴러가서 맞겠지?’라며 이상한 상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당구에 빠지다 보니 다른 것은 생각나지 않습니다. 당연히 학생의 본분인 공부에도 충실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만 그러한 것도 아닙니다.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어른 역시 중요하지 않은 것에 빠져서 지금 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비록 마약이나 도박처럼 범죄도 있지만, 드라마 중독, 게임 중독, 쇼핑 중독 등등 죄는 아니지만 지금의 삶에 충실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참 많습니다. 여기에 욕심과 이기심 등 세속적인 마음이 더해지면서 주님의 뜻에 맞게 살지 못합니다.
지금 나 자신이 빠져들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중독이 되어 절제하기 힘든 것이라면 과감하게 끊을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헛된 것에 빠져서 지금 해야 할 것들을 하지 못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 어머니와 형제들이 찾아왔습니다. 누군가가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을 뵈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라고 알려 주지요. 가족이 찾아왔다는 말을 듣고 다른 것을 다 제쳐두고 찾아가야 할 것 같지만, 예수님께서는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머니를 공경하지 않고, 당신 형제들에 대한 사랑을 하찮게 여겨서가 아니었습니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던 예수님이 아닙니까? 그런 분께서 어머니와 형제들에 대한 사랑을 소홀히 하실 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머니와 형제들이 듣기에 서운할 수도 있는 말씀을 왜 하셨을까요? 지금 중요한 것을 행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시기 위해서입니다. 그 중요한 것은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족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의 관계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면서 하느님 안에 머무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 내가 끊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