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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0-03 조회수 : 366

책을 구매하는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면 사은품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때는 사은품을 많이 주는 인터넷 서점을 찾아서 이용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 사은품이 제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꼭 필요한 것은 ‘책’이지 사은품이 아닌데, 더 좋은 사은품을 어디서 주는지를 비교하느라 시간을 버리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도 생각납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구매했던 물건을 보더니 어떤 분이 얼마에 샀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얼마에 샀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자신은 2,000원 더 싸게 샀다며 자랑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최저가에 사기 위해서 1시간 동안 인터넷을 샅샅이 뒤졌다는 무용담을 늘어놓으시더군요. 이 말을 들으면서 이분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1시간 동안 인터넷만 살피는 것보다는 2,000원 더 비싸게 사는 것이 더 유익해 보였거든요. 

중요하지 않은 일, 특히 눈앞에 보이는 약간의 이익을 위해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지극히 비효율적입니다. 그런데도 순간의 만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간의 소중함보다 돈의 소중함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돈은 유한하고 시간은 무한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순간의 만족을 가져다주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만족을 가져다주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하도록 파견하십니다. 우선 돈주머니와 여행 보따리, 신발마저도 지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생필품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고을에서 저 고을로 바삐 다녀야 할 몸이기에, 세상 것에 신경 쓰면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부족한 것들은 주님께 온전히 맡기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라고 하시지요. 이 뜻은 무엇일까요? 제자들은 세상의 것을 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평화를 전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주님의 뜻을 따르고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오늘 세상에 파견된 제자들의 모습을 통해 분명히 알 수가 있습니다. 순간의 만족만을 가져다주는 세상의 것에 신경 쓰면서 살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세상의 것을 전하는 사람이 아닌, 주님의 참 평화를 전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세상의 것에 매여 있었을까요? 

세상 것보다 영원한 만족을 가져다주는 것에 집중하는 오늘을 만들어보십시오. 주님의 제자답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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