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소매치기가 있었습니다. 이 소매치기는 복잡한 전철에 타서는 그 안에서 남의 지갑을 훔쳤지요. 그런데 마침 잠복해있던 경찰이 있었고 현장에서 검거되고 말았습니다. 이 소매치기는 외칩니다.
“내가 얼마나 법을 잘 지키는 사람인데요. 소매치기만 몇 번 했을 뿐인데 왜 나만 가지고 그럽니까? 세상에 저 말고도 나쁜 사람이 얼마나 많아요?”
어떻습니까? 이 사람은 법을 잘 지키는 사람입니까?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입니까? 물론 이 사람의 말대로 그는 다른 법을 잘 지켰습니다. 폭력을 써서 누구를 다치게 한 적도 없었고, 남의 여자를 강제적으로 탐내는 성범죄를 일으킨 적도 없습니다. 또 ‘말’로 사기를 쳐서 피해를 준 적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을 두고 법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소매치기는 분명히 법을 어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율법에 나와 있는 계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계명 한 가지만 어긴 것이라면서 율법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오히려 율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면서 외면당하게 될 것입니다. 하물며 하느님께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계명을 어기는 것은 어떨까요? 하느님으로부터도 외면을 당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을 향해 “불행하여라!”라고 시작되는 불행선언을 하십니다. 사실 그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율법을 지키면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이 모습을 따르기가 힘들기에 다른 유대인들은 큰 존경과 사랑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런데도 불행선언의 주인공이 되는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율법을 철저히 지키고 있지만 모든 율법을 잘 지키고 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님께서는 가장 중요한 계명으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이야기해주셨지요. 그만큼 사랑의 실천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 같은, 반드시 실천해야 할 중요한 임무를 하찮게 여겼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들한테 이득이 될 계명들만 철저히 지키고,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윽박질렀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율법을 어기는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불행하다고 하셨던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율법을 어겨서 하느님으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모습도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스스로 계명을 잘 지킨다고 말하지만, 계속해서 남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판단하고 단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지금 이 자리에 사랑이 없다면 우리 역시 주님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율법인 사랑 안에서 주님과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