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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0-22 조회수 : 387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아내를 향해 남편이 큰 소리로 말합니다.

“여보, 우리 어떻게? 글쎄 태양이 머지않아 크게 폭발해서 적색거성이 된다네. 그렇게 되면 지구는 전부 불타고 이후에 얼음으로 뒤덮이게 된데.”

아내는 깜짝 놀라면서, 정말로 큰 일이라며 언제 그런 일이 생기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말합니다.

“응…. 50억 년 후에!”

이 대답에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또 장난치면 태양보다 당신이 먼저 사라진다.”

우리 중에 혹시 50억 년 후를 걱정하시는 분이 계십니까? 100년도 못 사는데 50억 년 후를 걱정하고 있다면 쓸데없는 걱정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쓸데없는 걱정은 멈추지 않으면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저 역시 쓸데없는 걱정을 참 많이 했었습니다. 특히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서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을 했었지요. 그러나 걱정의 시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모두가 쓸모없는 걱정이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의 순간에 얼마나 충실하게 사느냐에 있었습니다. 이것이 걱정을 줄여나가고 미래를 잘 준비하는 모습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 신앙인들은 주님 앞에 섰을 때를 준비해야 한다고 하지요. 즉, 언젠가 닥쳐올 죽음을 잘 준비해야 합니다. 나의 죽음이 언제 어디서 이루어질지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자신이 그 시간을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죽음은 연중무휴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죽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살 준비도 되지 않은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라고 명령하십니다. 육체노동을 하거나 힘든 일을 하는 이들은 허리에 띠를 단단하게 맵니다(역도선수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래야 자신의 온 힘을 쏟아부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등불은 깨어 있음을 의미하지요. 즉, 마음과 육체가 기운차게 깨어 있어야 함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언제나 깨어서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을 기다리라고 하십니다. 이는 먼 훗날 힘이 떨어져서 이 세상 힘이 떨어질 때 할 것 없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이라고 하시지요. 우리가 젊든 늙었든, 누구든지 허리를 동이고 깨어 있다가 주인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준비는 사랑의 실천입니다.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아붓고, 사랑을 외면하는 일이 없도록 등불을 켜고 깨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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