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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0-23 조회수 : 391

옛날 어느 나라의 왕이 전국에 다음과 같은 방을 붙였습니다.

‘신분에 상관없이 능력만으로 벼슬을 내리겠다. 시험시간은 *월 *일 새벽 5시이다.’

너무 이른 시간에 치르는 시험이라서 5시보다 늦게 궁궐 앞으로 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관리들은 그들을 모두 돌려보냈습니다. 그런데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도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몇몇 사람은 성문을 두드리고 관리에게 항의도 했지만, 반응이 없자 그냥 화를 내며 돌아갔습니다.

다행히도 정오가 되자 궁궐 문이 열리고 시험이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당황스러운 일이 생겼습니다. 글쎄 ‘1 더하기 1은 얼마입니까?’, ‘바닷물의 맛은 짤까요? 달까요?’ 식으로 너무나 유치한 문제가 담긴 시험지였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학식을 갖춘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문제라고 하면서 시험장을 떠났습니다. 이제 자리에 남은 사람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임금이 나와서 말합니다.

“너희는 모두 합격이다. 이른 시간에 정확히 오는 성실함을 갖췄고,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인내심이 있었으며, 황당한 문제에도 최선을 다해 답을 적었다. 이렇게 시간을 잘 지키고, 인내심이 있으며, 원만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 인재다.”

만약 사람들이 왕의 의도를 알고 있었다면 어떠했을까요? 어떻게든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했을 테고, 기다리는 것에 대해 화가 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또 당황스러운 문제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였겠지요. 그러나 자기 생각만을 내세웠기 때문에 벼슬을 얻을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주님의 의도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루카 12,43)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런 종에게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맡길 것이라고 하시지요. 그런데 주인의 의도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종들이 있었습니다. 주인이 늦게 온다고 생각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지요. 그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이 맞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주님의 의도는 우리 모두 사랑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사랑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주님이 언제 올지 모른다면서,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면서 자기 편한 대로 사는 것이 아닐까요?

주님의 의도인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주님께서 오실 때에 가장 큰 후회를 할 수밖에 없음을 기억하면서, 열심히 사랑할 수 있는 오늘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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