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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0-26 조회수 : 382

달과 태양 중에 어떤 것이 더 클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마 아주 어린 학생도 잘 알 것입니다. 당연히 태양이 훨씬 큽니다. 그러나 맨눈으로 보면 달과 태양의 크기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달과 태양의 크기는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우선 달의 크기는 태양의 1/400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같아 보이는 이유는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우연히도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400배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를 두고서 어떤 이들은 우주적인 우연이라고 말하지만, 이 역시 이제껏 우리가 몰랐던 하느님의 손길이 아니었냐는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달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컸다면? 또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아마 지금과 같은 낮과 밤의 구분이 이상해질 것입니다. 또 이제껏 나와 있는 태양과 달에 대한 시구들이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우리가 몰랐던 하느님의 손길을 생각해보면 정말로 많습니다. 그렇게 많은 죄를 짓는데도 불구하고 곧바로 심판하지 않는 것 역시 하느님의 손길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숨을 내쉬며 사는 것도 우리가 몰랐던 하느님의 손길입니다. 이밖에도 얼마나 많은 하느님의 손길을 우리가 느끼지 못했을까요?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또 모르는 시간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을 깨달아야 합니다. 모르는 사이에 계속 그분의 사랑은 우리에게 펼쳐지고 있었음을 알아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때 하느님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작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그 안에서의 하느님 손길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으로 그리고 운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지 감사기도를 바치지 않습니다. 

주님의 무화과나무에 관한 비유 말씀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삼 년째 열매가 열리지 않는 무화과나무를 잘라 버리라고 주인이 말하지요. 그러자 포도 재배인은 자신이 더 노력해서 키울 테니 한 해만 더 기다려달라고 합니다. 

이 비유 말씀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을 가리키고 있거든요. 즉, 성조시대,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을 찾아오셨습니다. 그런데도 회개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열매를 맺지 못하고 악으로 기울어진 것입니다. 삼 년째에 잘라버리겠다고 했을 때, 포도 재배인으로 상징되는 예수님께서 오신 것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면서 구원을 위해 온 힘을 쏟으십니다. 

이렇게 역사 안에서 하느님의 기다림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힘주어서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마냥 기다리지 않으십니다. 그때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하느님 사랑의 손길을 느끼면서 분명히 다가올 심판의 시간을 잘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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