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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0-28 조회수 : 375

처음으로 본당신부를 했던 본당에서의 일이 하나 생각납니다. 글쎄 청년 중에 조직폭력배가 있는 것입니다. 어떤 조직의 간부급이라는 말이 들리는데, 이 청년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미사에 참석했고 또 청년회 활동에도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습니다. 솔직히 걱정되었습니다. 이 청년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어떤 형제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시는 것입니다.

“신부님! 저 친구 대단하죠? 폭력조직에 발을 담그고 있는데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요. 아마 곧 손 씻고 열심히 살 것 같습니다.”

저는 은연중에 폭력조직에 속해 있으니 신앙생활을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형제님의 말씀처럼 주님께서는 죄를 짓더라도 그냥 그 자리에 주저하지 않고 열심히 신앙 생활하려는 모습을 예뻐하시지 않을까요? 실제로 이 청년은 제게 조직에서 벗어나겠다고 약속을 굳게 했습니다. 물론 지금 연락이 되지 않아서 어떻게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님을 놓지 않고 있다면 분명히 잘 살 것으로 생각합니다.

종종 ‘나 같은 게 어떻게 성당에 나가?’라면서 신앙생활을 멈추는 사람을 봅니다. 또 ‘어떻게 저런 사람이 성당에 나올 수 있어?’라면서 신앙생활을 멈추는 사람도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과 함께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시작이 바로 기도입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대화가 기도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 기도를 통해 주님과 가까워질 수 있으며, 기도를 통해 죄를 점점 멀리하게 되고 대신 주님의 뜻에 맞춰서 생활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도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셨습니다. 즉, 제자 중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는 과정에 앞서 예수님께서는 산에 들어가서 밤을 새우시며 하느님께 기도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도 어떤 결정에 앞서서 이렇게 밤을 새워 기도하는데, 우리는 자신에게 닥친 많은 일에 대해서 얼마나 간절한 기도를 바치고 있었을까요?

죄로 인해 자격이 없다고 차마 기도할 수 없다고 하지 마십시오. 다른 누군가가 보기 싫어서 기도를 비롯한 모든 신앙생활을 멈추겠다는 말도 하지 마십시오. 주님께서도 기도가 너무나도 중요하기에 밤을 새워 기도하셨습니다. 기도할 수 없는 여건이 찾아와도 무조건 기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말도 안 되는 기도할 수 없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기도 없이는 그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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