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1월 15일 _ 이병우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1-15 조회수 : 326

<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


"사람의 아들이 나타나는 날에도 그와 똑같을 것이다."(루카17,30)


'돌아오라!'


때가 때인 만큼 요즘 복음은 종말의 때에 일어날 일에 대한 말씀입니다.


우리는 지금 나의 죽음을 묵상하고, 먼저 죽은 이들과 소통을 하는 위령성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끝자락의 때인 요즘, 자연의 피조물들은 '방하착(放下着/내려놓음)', 곧 자신들의 것을 내려놓느라 바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어느 시인은 그 모습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단풍 드는 날', 도종환)


우리가 내려놓지 않으면,

나의 죄를 내려놓지 않고, 나의 욕심과 탐욕을 내려놓지 않으면, 사람의 아들의 날인 심판 때에 멸망에 이르게 된다는 메시지, 영원한 의로움과 평화와 기쁨이 있는 완성된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메시지를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무지가 그 안에 들어찬 사람들은 본디 모두 아둔하여, 눈에 보이는 좋은 것들을 보면서도 존재하시는 분을 보지 못하고, 작품에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그것을 만든 장인을 알아보지 못하였다."(지혜13,1)


오늘 독서(지혜13,1-9)는 눈에 보이는 것 안에 갇혀있는 사람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고, 그것을 있게 한 하느님을 바라보지 못하는 하느님의 무지로 가득찬 사람들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무지(無知)는 곧 죄입니다.


오늘도 자연의 피조물들은 '방하착' 하느라, 온통 아름다움으로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이 아름다움을 바라보면서 그 너머에 계신 아름다움이신 하느님을 바라보고, 나도 자연의 피조물들처럼 '방하착'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루카17,33)


마산교구 영산성당 이병우 루카 신부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