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
"예수님의 머리 위에는 '이자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라는 죄명 패가 붙어 있었다."(루카23,38)
'십자가에 못 박히시다!'
오늘은 전례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주일이면서, 예수님께서 온 누리의 임금이심을 기억하는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 사람들이 바라고 꿈꾸는 그런 왕이 아니셨습니다.
높은 자리에서 군림하는 그런 임금이 아니셨습니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르10,45)
우리 모두의 왕이시요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입니다.
이런 예수님의 모습은 당시 유다인들이 바라던 왕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강력한 힘을 지닌 군림하는 왕으로써의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이유는 그들 마음에 들지 않는 왕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기름 부음을 받으신 예수님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맏이이십니다. 당신 몸인 교회의 머리이시며, 만물 가운데에서 으뜸이 되신 분이십니다.(제2독서 참조)
나에게 있어 예수님은 어떤 분이신가?
나는 어떤 모습의 예수님이시길 바라는가?
온 누리의 왕이시요 임금이신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바람과는 다르게 '비천한 모습의 왕'이셨고, 낮은 곳에 계시는 '겸손의 왕', '섬김의왕'이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이런 왕의 모습이어야 한다. 그리고 나도 너에게 그렇게 다가가야 합니다.
비천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신 온 누리의 왕이신 예수님을 만나러 오늘도 비천한 곳, 낮은 곳으로 나아갑시다!
그곳에 예수님께서 계십니다.
"우리는 모든 위협과 일탈을 뿌리 뽑으려는 엄격한 조치와 엄한 심판의 전문가가 되기보다는 쉽지 않은 제안의 기쁜 전령이자 복음에 충실한 삶에서 빛나는 선과 아름다움의 수호자가 되어야 합니다."('복음의 기쁨', 168항)
마산교구 영산성당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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