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0년대의 대학가를 이야기하는 소설책을 읽었습니다. 제가 학교 다니던 시대(저는 8~90년대입니다)보다 훨씬 더 옛날입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읽으면서 제가 다닐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문득 요즘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과 저 때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매우 다를까요? 아닌 것 같습니다. 똑같이 사랑하고, 똑같이 먹어대고, 똑같이 놀고 있습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최첨단 IT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것뿐, 근본적인 것은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친한 고등학교 동창 딸이 제게 묻습니다.
“삼촌, 아빠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했어요?”
아이의 생각이 궁금해서 “네 생각은 어떠했을 것 같아?”라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빠 머리는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나 공부는 열심히 했을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고지식한 것을 보면…….”
제가 알고 있는 이 친구는 공부를 너무나 싫어했습니다. 대신 노는 것을 좋아했고 우정과 사랑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공부하지 않는 딸이 걱정이라고 말합니다.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자녀들이 늘 걱정되는 것도 변함없이 이어져 왔고, 자신은 그러지 못하면서 자녀에게 강요하는 것도 똑같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지금 시대와 상관없는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은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똑같이 울려 퍼지는 힘 있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부르심은 과거의 일회적인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을 맞이하는 오늘, 복음에서는 시몬과 안드레아를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들은 자신의 생계를 책임졌던 배와 가족을 뒤로하고 주님을 곧바로 따르지요.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하십니다. 세상의 것들을 염려하면서 꽉 움켜잡고서는 주님을 제대로 따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주님의 부르심에 곧바로 응답했던 사도들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지금을 사는 우리는 주님의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하고 있었는지를 반성하게 됩니다. 주님의 부르심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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