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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일 _ 지철현 대건 안드리아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2-01 조회수 : 328

내 안에 다시 탄생시켜야 할 그리스도


전례력, 곧 성당 달력으로 2020년도 가해가 시작되는 첫날입니다. 새해 인사를 나눕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가 시작되는 첫날, 우리의 시선을 사랑의 하느님 아버지께로 돌려 봅니다.

1독서 이사야 예언자는 말합니다.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가자. 가서 우리 민족만이 아닌,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하느님을 만나자.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의 길이 아니라, 당신의 길을 걷게 하시리라. 그러면 칼을 쳐서 보습(쟁기)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우리가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하느님을 받아들여 그분이 우리 안에 살아있으면, 더 이상 전쟁과 피 흘림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주님의 빛 속으로 걸어가야 하고, 주님께로 가야 합니다. 주님과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깨어 있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깨어 있어라.”(마태 24, 42)라는 예수님 말씀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깨어 있는 것은 눈을 뜨고 있는 것이고, 빛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반대는 잠자고 있는 것이고, 어둠 속에 있는 것이며, 빛을 보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이 차이는 빛을 보고 있느냐 안 보고 있느냐입니다. 빛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곧 우리 안에 그리스도가 살아있는 것은 깨어 있는 것이요, 깨어 있으라는 말은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살아 숨 쉬게 하라는 것입니다. 내 생각 속에, 내 삶 속에 그리스도가 살아있게 하라는 것입니다. 


신앙인은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사실을 믿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숨결이 우리 안에 살아계심을 믿고 사는 사람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숨결이 우리 안에 살아있서, 우리가 새로운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미 “잠에서 깨어날 시간”(로마 13, 11)이 되었으니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고 품위를 지키자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옷을 입는다.”라는 말은 고대의 은유적인 표현입니다. 이 말은 ‘어떤 태도를 보이는 것’, 또는 ‘다른 사람의 행위를 그대로 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은’(로마 13,14) 사람이란 그리스도처럼 사는 사람,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길을 따라가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옷을 입을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 인간이 하느님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시기. 빛이신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살아있게, 그래서 그리스도와 같은 삶을 살아서 그분이 다시 내 안에 탄생할 수 있게 만드는 시기입니다. 우리의 시선을 구세주께 집중하고,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그분과 만남이 분명 이루어져 그리스도께서 새로운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주시리라 믿으며 새해를 시작해 봅니다. “너는 복이 될 것이다”(창세 11,2).


글 지철현 대건 안드레아 신부(미리내 성지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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