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 고장 난 정신을 고치는 것
우리는 행복한 삶을 위해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교회는 오늘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면서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의 존재는 온전한지를 점검하도록 합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사람은 생각이 바뀌면 행동도 바뀌게 됩니다. 그 사람의 인격은 행동을 통해서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외모를 그대로 두고도 인격을 바꿀 수가 있습니다.
마르코 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을 고치신 이야기(마르 5,1-10)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무덤에서 살았습니다. 그의 정신이 마귀에게 지배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쇠사슬을 끊고, 족쇄도 부수어 버리고, 밤낮으로 소리를 지르고 제 몸을 치는 행동을 합니다. 이 사람은 겉모양은 사람의 모양을 하고 있어도 행동과 태도는 마귀의 인격을 나타내었습니다. 마귀 들린 사람은 그 사람 안에 마귀가 들어가 마귀가 그 사람 안에 살아있는 것입니다. 원래 사람은 하느님에 의해서 하느님의 모습대로(창세 1,26) 창조되었습니다. 사람의 정신세계에는 하느님께서 계시기에, 사람은 하느님의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정신이 세상의 것에 감응하여 하느님의 형상을 변질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우리의 정신이 고장 난 것입니다.
성경에는 우리의 인격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가르쳐 주는 말씀이 있습니다. “너희는 너희 아비인 악마에게서 났고, 너희 아비의 욕망대로 하기를 원한다. 그는 처음부터 살인자로서, 진리 편에 서 본 적이 없다. 그 안에 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거짓을 말할 때에는 본성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가 거짓말쟁이며, 거짓의 아비기 때문이다”(요한 8,44).
회개란, 이 고장난 정신을 다시 고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장난 삶을 살아가는 방향을 바꾸어 원위치하는 것입니다. 회개란, 내가 세례성사 때 가졌던 첫 마음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가지셨던 첫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자꾸 나의 첫 마음만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리스도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와는 상관없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시고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가지셨던 바로 그 마음 을 공유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셨던 그 길을 따라가게 되고, 세상적인 생각을 그리스도께서 생각하시는 것으로 바꾸고, 세상을 향하여 살았던 우리의 행동을 그리스도를 위하여 사는 생활로 바꾸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지금까지 예수님과 상관없이 살아온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합니다.
“하느님, 저를 사랑으로 내시고 저에게 영혼 육신을 주시어, 주님만을 섬기고 사람을 도우라 명하셨나이다”(봉헌의 기도).
지철현 대건 안드레아 신부(미리내 성지 전담 겸 미리내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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