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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2-15 조회수 : 313

중고등학생들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바쁘게 산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하긴 저 역시 학교 다닐 때는 밤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했고, 아침에도 8시까지 등교를 해야만 했었지요. 그러다 보니 학교에 그리고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5일제, 주 40시간의 근무 일시를 지키는 우리나라에서, 학생들에게만은 그런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언젠가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학교 졸업 후에는 어느 대학에 갈 거니?”라고 물으니 곧바로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는 1년 동안 일을 할 거예요.” 

공부도 때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공부를 통한 견문보다 돈 버는 데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학생은 “1년 동안 번 돈으로 세계 일주를 할 거예요. 그리고 이 시간 동안 앞으로 제가 해보고 싶은 것을 찾을 겁니다.”

“남들 다 대학생인데 혼자 늦어지는 것 같지 않을까?”라고 물으니, “각자 가는 길이 다른 건데요. 뭐. 저도 필요하다면 대학에 갈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분명한 가치관을 따르고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분명한 가치관을 통해 자기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지요. 아마 이 학생은 어떤 상황도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을 따르고 있으니까요. 

분명한 가치관은 자기 삶의 질을 더욱더 풍요롭게 합니다. 그러나 가치관 없이 흐리멍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나요?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을 향해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는 분명한 가치관을 가지고서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의 길을 닦는 데 최선을 다합니다. 이 모습을 기억하면서 제자들 역시 주님을 받아들여야 함을 이야기하십니다. 

요한이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라고 물은 것은 그가 몰라서가 아닙니다. 이미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고백했던 세례자 요한이 아닙니까? 따라서 이 부분은 제자들을 그분께로 이끌기 위해서입니다. 즉, 자신의 제자가 직접 보고 직접 깨달을 수 있도록 예수님께로 보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라고 하시지요. 여기서 의심은 요한의 의심이 아니라, 요한의 제자들이 간직하고 있었던 의심입니다. 이 의심을 버리고 주님을 받아들이라는 것이지요. 

주님께 대한 확실한 믿음에 기초한 가치관을 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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