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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2-17 조회수 : 279

이 세상에서 하늘 나라까지의 거리는 멀까요? 아니면 가까울까요?

종종 갑곶성지에서 강화읍내까지 걸어갑니다.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고 또 많이 걸으면 건강에 좋으니까요, 그런데 걸어 다닌다고 하면 사람들이 깜짝 놀랍니다. 성지에서 읍내까지 너무 멀기 때문에 걸어서 다녀오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멀다고 생각했던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가깝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길을 알고 모르고의 차이입니다. 수로를 따라 논길을 걷다 보면 지루하지 않게 읍내에 다녀올 수가 있습니다. 길을 잘 알다 보니 멀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길을 잘 모르면 막연하게 멀다고만 생각하게 되고 그러한 시도 자체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하느님 나라도 그렇지 않을까요? 주님에 대해 잘 알고 주님의 뜻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은 그 길을 멀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을 모르는 사람은 막연하게 멀다고만 생각할 것입니다.

자신이 가야 할 목적지가 보이게 도면 이 목적지를 향해서 더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러나 목적지가 보이지 않으면 지금 힘들고 어렵다면서 포기하고 좌절에 빠지게 됩니다. 당연히 목적지에 도달하지도 못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모두 최종 목적지인 하느님 나라에 들어오기를 바라십니다. 그 나라에 들어올 수 있도록 연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서 오셨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수난과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이 주님의 사랑을 우리는 오늘 예수님의 족보를 보여주는 복음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족보라는 것은 그 집안사람임을 드러내는 증거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참 하느님이시지만, 동시에 참 인간이심을 믿을 수 있는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이 족보에는 인간 역사에 고유한 시간과 변천에 관한 이야기와 기록이 옛 선조들의 이름과 더불어 나옵니다. 이를 통해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본성을 취하시고 인간의 방식으로 태어나셨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만약 예수님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셔서 구세주임을 선포했다면 사람들과의 간격은 너무나 멀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족보까지 가지고 있는 참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나셨기에 우리와 더욱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이 가까움으로 인해 하느님 나라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주님께서도 이런 노력으로 우리 곁에 가까이 계시는데,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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