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0일 >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카1,30-31)
'예수님의 탄생 예고!'
세례자 요한의 출생 예고에 이어서 예수님의 탄생 예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 이야기는 매우 비슷한 형식으로 전개되지만 다음과 같이 구분되는 두드러진 특징이 있습니다.
요한의 부모는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사람'이었지만,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은총이 가득한 이'였습니다.
요한의 출생은 부모의 청원에 의한 것이었으나, 예수님의 탄생은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요한의 출생이 기적적으로 출생한 '자연적인 출생'인 반면에, 예수님의 탄생은 성령으로 말미암은 완전히 '초자연적인 탄생'이었습니다.
요한처럼 기적적으로 출생한 사람들은 이사악과 사무엘의 경우처럼 구약성경에 나타나 있지만,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에 의해 탄생한 경우는 예수님이 유일합니다.
이렇게 루카 복음사가가 요한의 출생과 예수님의 탄생 예고를 나란히 소개하고 있는 것은 요한이 위대하지만, 예수님은 요한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위대하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시는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에 의해 마리아가 구세주의 어머니로 간택됩니다. 그리고 성령으로 말미암은 이 간택에 "예!"라고 응답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
이 응답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응답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답이요, 예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고,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응답이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를 선택하신 주님께서 또 나를 선택하셨습니다. 세상에 나아가서 죽는 또 하나의 밀알이 되라고.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12,24)
서로가 너를 위해 죽는 밀알이 됩시다!
마산교구 영산성당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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