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우연히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여기에 이종격투기 선수 한 명이 나왔습니다. 많은 승리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선수였지요. 그런데 이런 말을 합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몇 명이 달려들어도 나를 바닥에 쓰러트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대결을 했습니다. 이 선수에게 10명의 일반인이 덤벼들어서 쓰러뜨릴 수 있는지를 본 것이지요. 어떻게 되었을까요? 비선수이기 때문에 10명이 덤벼들어도 1명의 선수를 쓰러뜨릴 수 없었을까요? 호언장담했지만, 그 10명이나 되는 사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허무하게 바닥으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오랜 훈련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그 누구도 자신을 쓰러뜨릴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숫자가 많아지니 도저히 이겨낼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우리도 이런 마음을 품고 있을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자신이 최고라고, 자신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다른 이를 무시하고 그보다 더 윗자리에 올라서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조건 이기는 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늘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을 지냅니다. 헤로데가 이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강생하신 예수님을 없애기 위해서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를 모두 죽여 버린 사건을 기억합니다. 헤로데는 왜 이렇게 역사적으로 커다란 비판을 받을 만한 행동을 했을까요? 자기만이 가장 윗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왕이 오셨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욕심이 죄 없는 아기들을 무참하게 죽여 버리는 행동으로 나왔던 것이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들의 울음소리, 그 부모와 가족들이 겪었을 통곡 소리가 지금까지도 울려 퍼지는 것만 같습니다.
한 사람의 욕심과 교만에서 나온 무참한 죽음을 통해 헤로데는 그의 의도대로 가장 큰 사람이 되었을까요? 그래서 죽지 않고 지금까지 세상의 온갖 영예를 누리면서 살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인간인 이상 그 역시 죽음을 피할 수 없었고 실제로 죽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손가락질받는 포악한 왕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면서 세상 안에서 강하고 큰 사람이 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주님 안에서 겸손한 모습으로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 모습이 진정으로 강하고 큰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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