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만백성에게 오신 주님의 성탄을 경축한 교회는 오늘 주님 세례 축일을 거행함으로써 성탄 시기를 마무리합니다. 특별히 오늘 우리는 하느님 자녀로서 주님의 은총 안에서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해야 합니다. 또한, 하느님의 사랑이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항상 우리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예수님께서 세례받으실 당시 하늘이 열리며 들린 소리였습니다. 이후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에 이르기까지 하느님의 ‘뜻’에 따른 삶을 사셨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도 하느님의 자녀로서 주님의 삶에 동참할 수 있게 되었고, 공동상속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 2,7-8). 이는 오늘 제 1독서의 이사야서에 나타난 종의 모습과도 흡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선택하신 ‘마음에 드는 종(주님의 종)’을 통해 이 세상에서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시 감옥은 어두운 지하 감옥으로 빛을 볼 수 없는 곳에 갇혀서, 아무도 자신의 힘으로는 그곳에서 벗어날 것을 희망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주님의 종’은 민족들의 빛이 되고,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 줄’ 것이라고 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는 그 순종으로 ‘주님의 종’ ‘우리 인간의 종’의 삶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가 죄의 노예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아담으로부터 멀어졌던 하느님과의 관계를 예수님을 통해 회복시켜주시고, 우리 인간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하느님과 일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베드로의 고백처럼 예수님께서는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주십니다(사도 10,38 참조).
세례자 요한에게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고, 부활하신 후에는 사도들에게 다음과 같은 사명을 주십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2-20).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우리는 우리 주위에 있는 이들이 죄의 종살이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기쁨을 경험하도록 도와주면서, 우리의 모범이신 예수님처럼 그들에게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을 밝혀주어야 합니다. 사도들의 선교사명을 우리도 끊임없이 수행하면서, 우리 모두 주님의 ‘마음에 드는’ 자녀로서 살아갑시다!
남승용 십자가 요한 신부(수원교구 재 대건청소년회 법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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