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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4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1-14 조회수 : 299

1월 14일 [연중 제1주간 화요일]
 
< 뭐든지 시켜 먹어! 나는 짜장면 보통! > 

어린 수사님들을 동반하고 교육하는 선생 수도자로 생활할 때였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새싹같은 수사님들의 선생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가끔씩 수도생활에 대한 수업 시간 때 교실 안에서의 제 가르침과 구체적인 제 삶의 모습이 괴리감이 느껴질 때, 다시 말해서 ‘말 따로 행동 따로’ 일때, 어린 수사님의 매서운 눈초리가 채찍처럼 다가왔습니다. 
 
수도자로서의 청빈의 삶에 대해 가르칠 때는 특히 조심스러웠습니다.
혹시라도 부티나는 옷이나 고가의 브랜드 옷은 절대로 입을 수가 없었습니다.
피치못할 상황으로 수사님들과 외식이라도 할라치면, 선택은 늘 값싼 메뉴였습니다. 
 
중국집에 들어가면 제가 농담삼아 늘 그랬습니다.
“자네들 먹고 싶은 요리 있으면, 눈치 보지 말고 뭐든지 시켜먹어!” 그러면서 꼭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나는 짜장면 보통!” ㅎㅎㅎ 
 
본격적인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로 내려가셔서 백성들을 가르치기 시작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가르침 말씀을 들은 백성들은 화들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가르침이 너무나 신선하고 명쾌했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수 없었던, 장황하고 고리타분해던 종래 종교 지도자들과는 가르침의 내용이 질적으로 달랐습니다. 
 
예수님 말씀에는 몇가지 특징이 있었습니다.
길고 장황하지 않았습니다.
짧고 단순명료했습니다.
애써 미사여구를 늘어놓으려고 애쓰지 않으셨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편안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예수님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없는 삶을 사셨습니다.  
 
바리사이들이나 율법학자들처럼 뒤가 구리지 않았기에, 촌철살인의 말씀을 가감없이 외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지루하고 어렵지도 않았습니다.
가난하고 가방끈 짧은 백성들의 귀에도 쏙쏙 들어올 쉬우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 말씀이 지닌 또 한가지 특징이 있었으니 말씀에 권위가 있었습니다.
권위가 있었다 함은 말씀에 힘과 생명력이 있다는 표시였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삶 속에서 즉시 구체화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분은 언행일치의 삶을 사셨습니다.
그분은 허언이나 헛된 공약을 남발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말 대잔치를 벌이지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의 가르침은 어떠합니까?
사람들은 우리가 선포하는 말씀에 힘과 위로를 얻고 있습니까?
우리의 말과 행동은 일치하고 있습니까?  
 
사람들은 우리의 가르침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체험하고 있습니까?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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